‘신작이냐 메타버스 신사업이냐’ 갈림길 선 게임업계

by이대호 기자
2021.11.10 16:43:25

‘돈 버는 게임’ 광풍 속 기업 비전 갈려
넥슨·엔씨·크래프톤 등 여전히 전통적 신작 승부수
위메이드 미르4 성공 앞세워 블록체인 제휴 확대
토큰경제 적용한 메타버스 등 신사업 구상 나오기도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주요 게임 기업들이 변화의 갈림길에 선 모양새다. 2021년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관련해 신사업 비전을 밝히는 기업이 부쩍 늘어났다. 무게중심을 기존대로 전통적 대형 신작에 둔 기업이 있는 한편, 신사업으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목소리를 낸 기업도 있다. 주로 기존 게임 시장에서 부침을 겪었거나 뒤집기를 노리는 기업들이 신사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일까지 주요 기업 3분기 실적 집계에 따르면 넥슨(일본)이 1위를 유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두 부문에서 업계 맏형 위치를 지켰다. 넷마블(251270)이 매출 607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은 기존 게임의 지표 하락과 신작 부진으로 뒷걸음질했다. 엔씨소프트(036570)와 크래프톤(259960)은 오는 11일 실적발표를 앞뒀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값 추정에 따르면 각각 엔씨소프트 5606억원, 크래프톤 4629억원 매출이 예상된다.

넥슨은 전통적인 게임 사업에서 경쟁을 이어간다.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가 비트코인에 투자해 화제를 모았으나, 여전히 주축이 기존 게임이라는 것엔 변함이 없다. 넥슨은 중국 던전앤파이터가 호조를 보이며 3분기 현지 매출이 급증했다. 서든어택과 피파온라인4 등 PC온라인게임 매출 역시 꾸준해 전망치를 넘어서는 성적표를 내놨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일 ‘리니지W’를 아시아·중동 지역에 출시해 본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리니지 텃밭인 한국과 대만에서 곧바로 앱마켓 매출 선두에 올랐다. 크래프톤은 11일 초대형 야심작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전 세계 동시 출시한다. 증권가는 올해 크래프톤의 2조 매출 클럽 진입을 점쳤다. 두 회사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에 이렇다 할 언급이 없는 회사로 비슷한 시기에 세계 시장에서 간판 게임 시리즈 출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신사업 분야에선 위메이드(112040)가 앞섰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을 결합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의 성공으로 이른바 ‘돈 버는 게임(플레이투언·P2E)’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말까지 100개 게임을 위믹스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에 올리겠다”며 파트너 제휴 확대를 강조했다.

게임빌(063080)과 컴투스(078340)도 블록체인 NFT 경제 기반의 메타버스를 구축한다. 내년 1분기부터 암호화폐, NFT와 연동되는 P2E 게임을 내놓고 실생활을 연계한 ‘컴투버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노린다. 게임을 포함해 가상 오피스 플랫폼을 만들어 사회, 경제, 문화를 포함한 말 그대로 가상융합현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선두권 기업 중엔 넷마블이 처음으로 메타버스와 NFT 게임에 대해 구체적인 소식을 전했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초 블록체인 기반 NFT 게임 라인업 설명회를 열어 사업 계획을 공개한다고 알렸다.

모바일게임 ‘오딘’을 성공시켜 폭발적 성장을 이룬 카카오게임즈(293490)도 예외가 아니다. 게임과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 개설을 공언했다. 돈 버는 게임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으나, 조만간 시장 흐름에 올라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펄어비스(263750)는 개발 중인 오픈월드 신작 ‘도깨비’를 앞세워 다양한 기업들과 메타버스 콘텐츠 제휴 확대를 노린다. 데브시스터즈(194480)와 웹젠(069080)도 NFT 게임 시장 진입을 위한 산업계 협의와 신사업 구상을 진행한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