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기보, 성과연봉제 의결..9개 금융공기업 중 5곳 도입

by노희준 기자
2016.05.20 16:47:27

노조 찬반투표선 모두 ''부결''..이사회 의결로 강행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와 기술보증기금은 20일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9개 금융공기업 가운데 5곳이 성과주의 도입 확대 흐름에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노사 합의라는 ‘정공법’이 아니라 이사회 의결로 강행해 갈등의 불씨가 남은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 안건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기보도 이사회를 거쳐 성과연봉제 확대를 위한 관련 규정의 개정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과장, 차장 등 4급에도 성과평가에 따른 기본급 및 성과급이 차등 적용될 전망이다. 기보는 성과연봉 차등폭이 두 배로 확대된다. 앞서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캠코), KDB산업은행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아직 도입하지 않은 금융공기업은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 4곳 뿐이다. 이달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인센티브를 받는 반면, 성과연봉제 도입이 늦어질 경우 총 인건비 동결 및 기관장 평가에 불이익을 받게 됨에 따라 나머지 4곳의 성과연봉제 도입도 다음 주 중에는 결정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보는 오는 23일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수은은 18일 홍영표 수석부행장 주재의 ‘자본확충 등 최근 현안에 대한 설명회’에서 성과연봉제 관련 직원들의 질문이 나와 의견 교환이 이뤄진 상태다. 홍 수석부행장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잘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으나 아직 이사회 일정 등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은 지난 주 사내 인트라넷에 성과연봉제 세부 평가방안을 공개했으나 노사 합의 등이 답보 상태에 있다.

다만 문제는 이미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기관마저도 노사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이사회에서 강행 처리되는 바람에 직원 반발이 심해지고 있단 점이다. 실제 이날 성과주의 도입을 결정한 주금공 노조가 실시한 찬반투표에서도 반대가 85.1%로 많았고, 기보 역시 98.57%가 반대했다. 캠코와 산은은 노조 차원에서 각각 홍영만 사장과 이동걸 회장 등을 노동청에 고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의결로 성과주의 도입이 강행되고 있다”며 “사측이 설득에 나선다고 하지만, 이후 노조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