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민희진과 함께" VS "신뢰파탄 어도어와 함께 못해"
by윤기백 기자
2025.03.07 13:19:37
어도어 활동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
뉴진스, 출석 의무 없는데도 직접 출석
어도어 "210억 투자해 50억씩 정산해줘"
뉴진스 "지속적 차별·괴롭힘 일삼아" 눈물
"NJZ 신곡 발표·홍콩 공연? 계획대로 할 것"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어도어는 민희진 전 대표가 언제라도 복귀하면 뉴진스와 함께할 수 있도록 프로듀싱을 맡길 것입니다.”
전속계약 갈등을 겪고 있는 그룹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가 법정에서 만난 가운데, 어도어 측이 뉴진스 멤버들과 더불어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7일 오전 10시 30분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민지·하니·다니엘·해린·혜인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과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사건의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심문기일에는 뉴진스 멤버 5인 참석했다. 검은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뉴진스 멤버들은 수첩과 펜 등을 들고 법정으로 향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출석할 의무가 없음에도 이날 예고 없이 법원에 등장해 전속계약 해지의 정당성을 어필했다. 어도어 측에선 김주영 대표가 참석했다. 김주영 대표는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등장해 자리에 앉았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의 성공에 있어 모회사 하이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측은 “스타일리스트, 음악, 영상 담당자, 안무가, 매니저 등 50여 명의 직원이 연습생 시절부터 오로지 뉴진스의 성공만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했다”며 “하이브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210억 원을 투자받았다. 이는 1개의 그룹을 위한 투자로서는 전례가 없는 경우”라고 말했다.
하이브의 브랜드와 함께 무형적 자원도 적극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는 데뷔 전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에 출연했고, 민희진 전 대표의 요구에 따라 ‘방탄소년단 뒤를 잇는’, ‘방탄소년단을 뛰어넘는’으로 홍보됐다”며 “뉴진스의 데뷔곡 ‘어텐션’이 70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하이브의 공식 채널에서 처음 소개됐다”고 강조했다.
어도어가 뉴진스를 싫어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하이브는 채권자 회사에 210억 원을 투자했고, 뉴진스는 준비 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 큰 수익을 내고 있다”며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 주요 수입원을 스스로 매장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채무자가 주장하는 해지 사유는 실체도 없지만 전속계약의 주된 내용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도어 측은 “전속계약의 중요한 의무는 연예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수익을 정산하는 것인데 어도어는 이를 잘 이행했다. 1인당 각각 50억 원의 정산금을 지급했다”며 전속계약은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 그룹 뉴진스(왼쪽부터 하니, 민지, 혜인, 해린, 다니엘)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어도어 측이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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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측은 신뢰 파탄을 이유로 계약은 해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진스 측은 하이브의 언론 플레이, 하이브 내부문건에 언급된 ‘뉴 버리고 새판 짜기’, 아일릿 표절 논란,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감독과 협력 파탄 등을 거론하며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아티스트 중에 이런 일을 겪은 아티스트는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측은 또 하이브로 인해 지탄의 대상이 될 뻔했다고도 주장했다. 뉴진스 측은 지난해 12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를 언급하며 “당시 멤버들은 일본 무대에 추모리본을 달고 나가려 했으나 하이브가 ‘일본 방송국에서 문제 삼을 수도 있다’며 막았다”며 “그러나 확인 결과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결국 하니가 부랴부랴 추모 리본을 만들었다”고 사례를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는 정산만 잘 해주고 연예 활동 기일만 보장하면 내 할 일은 다한 거고, 신뢰·음악적 정체성은 잘 모르겠고 새로 프로듀서 붙여주고 지원해 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태도”라면서 “엔터와 아티스트의 창작 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진스 멤버들도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민지는 “하이브로부터 지속적으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제가 느낀 불합리와 차별은 모두 오해이며, 돌아오면 모두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현재의 어도어는 우리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 뿐이다. 지지하고 보호해 주기는 커녕 안 보이는 곳에서 늘 괴롭힘을 일삼는 어도어에서는 더 이상 활동과 계약 이행이 불간으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 재판부께서 저희의 심정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린도 “믿음과 신뢰가 무너진 회사와 일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고, 다니엘은 울먹이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어도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강조했다.
뉴진스는 법정을 나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심문에 직접 출석하게 된 이유를 직접 밝혔다. 민지는 “아무래도 저희와 관련된 일이니까, 저희가 직접 출석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해서 직접 출석했다”고 말했고, 혜인은 “저희가 겪은 부당함에 대해 제대로 설명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후회는 없다”고 답했다.
오는 23일 예정된 홍콩 공연에 대해서는 “저희는 계획한 건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어도어와 뉴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전속계약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11월 29일 자로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NJZ’로 팀명 변경을 선언하며 독자 활동에 시동을 걸고 있다. 오는 23일 홍콩에서 열리는 ‘컴플레스콘’에 출연해 신곡도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와 전속계약이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어도어는 지난 1월 6일 뉴진스 멤버들을 대상으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어도어는 지난 2월 11일 법원에 “뉴진스의 음악활동을 금지해달라”며 기존에 제기한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의 신청 취지를 확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진스 부모 측은 “저희는 어도어가 전속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에 2024년 11월 29일 자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계약은 종료됐다”며 “어도어는 2025년 2월 11일 가처분 신청 취지를 확장하여, 광고뿐만 아니라 NJZ의 작사, 작곡, 연주, 가창 등 모든 음악 활동과 그 외 모든 부수적 활동까지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