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태계 구축에 힘 모은다”…2년 만에 모인 ‘수소 동맹’(종합)
by박순엽 기자
2023.06.14 16:41:59
SK·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진 모여
수소경제 활성화 한뜻…정책·사업·투자 협력 약속
“정부-기업 간 협력 중요” 17개 회원사 한목소리
“2050년 탄소감축량 25% 수소가 담당” 목표 제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수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2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그동안의 수소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꾸준한 기술개발과 투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국내 수소 생태계가 탄탄하게 자리 잡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14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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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현대자동차그룹·포스코그룹 등 국내 17개 기업이 참여하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H2 서밋)이 14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2차 총회를 개최했다. H2 서밋은 국내 수소 경제를 주도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수소 기업 협의체로, 이번 총회는 지난 2021년 9월 H2 서밋이 출범한 직후 열린 1차 총회 이후 2년 만에 열렸다.
이날 총회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정기선 HD현대 사장, 손영창 한화파워시스템홀딩스 대표이사, 조현상 효성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 구동휘 E1 부사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이병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 14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마치며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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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서밋 회원사들은 이날 총회에서 지난 총회 이후 벌여온 수소 사업과 그 성과를 공유했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은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 중인데다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국에 구축할 예정”이라며 “수소를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도 시장 성장에 발맞춰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수소 사업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또 회원사들은 앞으로 수소와 관련된 정책·사업·투자 영역에서 함께 협력하자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그린 수소 생산 기술, 액화수소 운반선 등 바다로부터 이어지는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소 경제의 빠른 정착과 확산을 위한 회원사 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회원사들은 국내 수소 생태계가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소는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아직 수요와 비교하면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고 기업들이 솔선수범해 수소 인프라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제안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회원사 간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정부와의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국내 유통을 위해선 수소·암모니아 파이프라인 구축 등 정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기업 간 협력에 정부 정책까지 더해지면 대한민국이 미래 글로벌 수소 경제를 이끌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14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여덟번째부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기업 대표자들이 회의를 마친 뒤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를 위한 서밋 이니셔티브 선언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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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회원사들은 수소 정책을 수립할 때 산업계 의견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해 사업 현장에서 정부 정책이 신속히 구현되도록 공조하고 핵심 주제별로 E-메탄올 협의체·산업공정용 수소 활용 협의체·운송용 수소 활용 협의체·글로벌 수소 표준·인증체계 수립 협의체 등 사업 협의체를 결성키로 했다.
또 글로벌 기술 확보 기회를 발굴하고 해외 수소 협의체와의 협력·연대체계를 강화하자는 의견도 모았다. 연내 수소 펀드 출자의 성공적 완수를 목표로 추가 출자 회원사와 재무적 투자자(FI) 모집을 추진하는 한편 수소 가치사슬·지역별 수소 펀드 출범 및 글로벌 펀드와 투자 협력 추진 등 펀드 규모 확대와 운용에 내실도 다질 방침이다.
아울러 회원사들은 ‘글로벌 수소 경제 선도를 위한 서밋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회원사들은 국내 2030년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10% 이상, 2050년 탄소배출 총 감축량의 25% 이상이 수소를 통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 한국이 수소 산업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회원사 간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국내외 협업 기회를 창출하는 글로벌 수소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H2 서밋 관계자는 “국내 대표 기업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수소 경제가 빠르게 발전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수소 생태계엔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H2 서밋 총회 개최와 서밋 이니셔티브 발표 역시 이러한 과제를 이른 시간에 해결하고 기업들의 수소 산업에 대한 사업추진과 투자 의지를 알리는 기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