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병묵 기자
2023.05.10 15:43:42
작년 3Q 흑자전환 후 3분기 연속 흑자 질주
가구·가전 등 비소모품, 로켓배송 효자품목으로
온·오프 유통업체 '빠른배송·멤버십' 쿠팡 따라하기
김범석 "'고객 경험 희생' 없이도 수익성 증대 가능"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쿠팡이 작년 3분기부터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질주하고 있다. 8년간 물류에 6조원이 넘는 투자액을 쏟아부으면서도 만성 적자에 시달렸지만 핵심 서비스 ‘로켓배송’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다. 3분기 연속 흑자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전체 유통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이 9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6조1653억원)보다 20% 증가한 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분기 환율 1275.58)이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규모다. 영업이익도 1362억원(1억677만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래 3개 분기 연속 흑자다. 특히 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억달러를 돌파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쿠팡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거듭한 데에는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무조건 온다’는 과제를 실현한 덕이다. 쿠팡은 호실적의 이유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달리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상품 제공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 △상품 가격을 올리거나 혜택을 축소하지 않고도 마진을 개선한 운영 효율화를 뽑았다.
빠른 배송의 핵심은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보관·포장·배송·반품 등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로켓그로스’ 덕이다. 직매입 사업자처럼 상품을 익일 로켓배송으로 보낼 수 있어 판매자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익일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군이 크게 확대됐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90% 늘어났다”며 “앞으로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로켓배송 선택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마트(139480), 롯데쇼핑(023530) 등 오프라인 업체들도 익일 배송을 강화하고 신세계(004170), 마켓컬리 등은 ‘와우’ 같은 유료 멤버십 도입을 검토 중이다. 쿠팡이 펼친 각종 실험이 유통가의 하나의 법칙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김 창업자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할 당시 상품군은 주로 소모품(냉동식품·생필품 등)에 집중돼 2018년 말엔 비소모품(가전·가구 등)이 전체 판매량의 3분의 1에 불과했다”며 “비소모품 카테고리 상품군을 넓히면서 오늘날엔 비소모품 로켓배송 판매량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쿠팡의 1분기 활성 고객(제품을 분기에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901만명으로, 전년 동기(1811만2000명) 대비 5% 늘어나며 1900만명을 돌파했다. 1인당 고객 매출은 305달러(38만9050원)로 8%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