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하루 앞두고 安·黃, 사실상 연대…“金, 당장 사퇴하라”
by김기덕 기자
2023.03.07 16:06:12
땅투기·대통령실 전대개입 비판 한목소리
“전대 이후에도 반드시 진실 규명할 것”
安, 강승규 수석 공수처에 직권남용 고발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땅투기·대통령실 전대 개입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현 후보를 향해 “당장 사퇴하라”며 최후 통첩을 날렸다. 오는 8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를 가게 될 경우 안·황 후보의 연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황 후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김 후보는 울산 땅 투기·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 두 명의 후보는 전대 이후에도 김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황 후보는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역대 가장 혼탁한 전당대회가 되고 말았다”며 “이대로라면 당은 분열하게 되고 대통령에게도 큰 짐을 지우면서 차기 총선에서 패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대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함께 싸울 것”이라며 최후 통첩이라고 경고했다.
|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오른쪽),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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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안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의 전당대회 개입설을 주장하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긴 중대한 범법 행위라고 규탄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에서 근무하는 행정관들이 단톡방을 개설, 당원을 초대해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문건을 공유하는 등 불법 선거활동을 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측은 이날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행정관들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황 후보가 첫 제기한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안 후보 측도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측은 관련 의혹을 검증하겠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안·황 후보는 전대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김 후보의 의혹을 반드시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가려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이번 공동 전선 구축 행동이 결선 투표시 안·황 연대로 연대설로 해석되는 것과 관련 “정치적 유불리와 상관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두 후보 간 회동은 안 후보 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천하람 후보 측에도 회동을 요청했지만 결국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천 후보도 김 후보의 의혹에 대해 공동 대응을 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안 후보는 “천 후보가 (전대 이후)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얘기했다. 그 말 자체가 저희와 뜻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전대 의혹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김 후보 측 주장에 대해 안 후보는 “사실을 비틀고 있다.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전직 대통령이 2년 징역형을 받았다”면서 “공무원법 제65조에 따라서 공무원이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며 적극 반박했다.
김 후보를 향한 진실공방에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당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안·황 후보는 전대 결과와 상관없이 진실 규명에 반드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 전대 개입 의혹과 관련)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전대 승복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신봉하는 건강한 보수 정당으로 자리잡기를 원하는 당원들이 마음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서 당을 살리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길”이라며 “당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김 후보가 당장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