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사용·발전량 잠시 ‘주춤’…내주 더 센 폭염에 '촉각'

by문승관 기자
2021.07.16 17:35:13

16시55분 발전량 9만7938㎿, 사용량 8만8290㎿…최대 사용량 8만8577㎿
내주 역대급 더위 전력수급 ‘첫 고비’ 맞을 듯…발전사, 비상 대응 태세 나서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진 가운데 전력사용량과 발전량도 어제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전날보다 최대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이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다음주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전력수급에 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전력공급의 최일선에 있는 한국전력과 발전 5사는 일제히 전력수급 비상점검에 나서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16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대전력 사용시간대인 오후 4시55분 기준 전력수요(전력 사용량)는 8만8290㎿를 기록했다.

이날 순간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4시45분 8만8577㎿로 전날 최고치인 8만8855㎿보다 278㎿ 줄었다. 발전량은 전날(9만8130㎿)보다 192㎿ 줄어든 9만7938㎿를 나타냈다.

이번 주말과 휴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요란한 소나기가 내리면서 더위는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6일 오후부터 밤까지, 그리고 17∼18일 낮부터 밤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온다고 예보했다. 문제는 다음 주다.

민간 기상전문업체 케이웨더는 현재까지 나온 예측 모델을 분석해보면 20일부터 수일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전국 기온이 현재보다 적어도 3~4도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 역시 20일 이후 ‘차원이 다른’ 폭염이 덮친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20일부터는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 기단과 상층의 티베트고기압 영향이 더해지면서 열돔 형태의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보다 기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역대급 폭염예고에 한국전력을 비롯한 발전 5사는 일제히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한전은 다음주 중 전력수요 급증 상황을 가정한 ‘전력 수급 비상 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에서 전력거래소의 준비, 관심, 주의, 경계 등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 시 본사 비상상황실을 통해 전사에 상황을 전파하고 전 직원은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에 따라 조치 후 그 결과를 본사 비상상황실에 보고하는 체계를 점검한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 수급이 폭증하는 시기인 만큼 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만일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거래소에서 전기 수급 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된다면 즉시 전력수급대책 상황실을 24시간 동안 운영해 전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매뉴얼에 따라 단계별 긴급절전 시스템을 가동한다”고 말했다.

발전 5사도 일제히 여름철 전력피크기간 발전설비 현장 점검 등 비상 대비태세에 나섰다. 중부발전은 세종발전본부 현장점검을 시작으로 이달 23일까지 ‘전 사업소 경영진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올해는 경기회복과 더불어 예년보다 무더운 여름이 예상됨에 따라 전력수요 급증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전력 예비율 저하로 전력공급의 안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진 만큼 대규모 발전단지인 보령발전본부, 신보령발전본부를 비롯해 전 사업소를 대상으로 발전소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발전도 여름철 전력수급기간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운영 중인 발전설비의 79개 항목에 대한 관리실태를 종합 점검했다. 남부발전은 지난 15일 여름철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대책 모의훈련을 하고 전력예비율에 따른 단계별 행동 요령을 세워 발전기 최대출력 운전 등을 추진한다.

남동발전과 서부발전 역시 전력수요 급증을 대비해 본사와 전사업소를 대상으로 비상대응훈련을 시행하고 전력수요 피크가 예상되는 7월 넷째 주부터 8월 중순까지 집중적인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은 “올여름 계속되는 폭염으로 냉방부하가 급증하는 것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돌발상황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확립해 여름철 안정적 전력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현장에 상주하고 있는 전기전문가 5만400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빌딩·공장 등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곳에 상주하는 약 5만4000명의 전기기술자를 통해 여름철 전력수요 증가 시 현장에서 전기 사용을 줄이고 동시에 정전과 안전사고에 대비한 사전 안전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장사정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전기기술자들을 활용해 전력예비율이 낮아지는 전기피크 시간대(16~18시)에 냉방·조명 수요절감, 운전시간 조정 등 자발적인 에너지절감을 유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전기기술자들은 현장에서 전기설비의 시간별 운영특성 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로서 이러한 전문성과 업무 노하우를 자발적인 에너지 절감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전기에너지 절감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전기기술자는 협회에 해당 업무 등을 위한 개인정보 동의가 이뤄진 상태이고 전기절감 매뉴얼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