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처음으로 줄었다…코로나 직격탄에 대구 3.2만명 감소
by김소연 기자
2020.04.28 12:00:00
고용노동부 3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
2009년 통계 조사 이래 종사자 수 감소 처음
숙박음식점업·임시일용직 중심 타격…상용직마저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고용대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가 전년 대비 22만 5000명이나 줄었다. 통계 작성 이래 사업체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임시일용직·특수고용노동자(특고)나 프리랜서 등 취업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코로나19 여파로 실업급여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가 상담창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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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영업일 현재 종사자 1인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2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1850만3000명) 대비 1.2%(22만5000명) 감소했다. 지난 2월 종사자 수 증가폭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3월에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이날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앞서 발표된 3월말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증가폭 둔화와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수 감소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은 임시일용직·특고나 프리랜서 등에게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
상용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8000명(-0.1%) 줄었고, 임시일용 근로자는 12만4000명(-7%)이나 감소했다. 일정한 급여 없이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기타종사자 역시 9만3000명(-7.9%)이나 줄었다.
상용근로자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무급휴직자도 종사자 수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고용부는 판단했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대면 서비스 위주의 업종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은 숙박·음식점업에서 12%(15만3000명)나 종사자 수가 줄었다.
이어 △교육서비스업 6.7%(10만7000명) △공연업 등이 포함된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11.9%(3만9000명) △여행업과 렌터카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3.3%(3만8000명) △도소매업 1.5%(3만4000명) 등이 감소했다. 제조업 역시 전년 동월 대비 0.3%(1만1000명) 종사자 수가 줄었다.
권 실장은 “제조업은 일시 휴직이나 무급휴직 등의 방법으로 고용을 유지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제조업 자체에서 대규모 실직이나 상용근로자의 대량 해고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종사자의 입직과 이직 동향에서도 고용 위기의 조짐이 뚜렷하게 보였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는 3월 근로자 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입직자는 103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7000명이나 줄었다. 이직자는 121만1000명으로, 20만9000명(20.9%) 급증했다.
지난 달 말을 기준으로 보면 입직자가 이직자보다 17만1000명이나 적었다. 이는 지난 2월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근로자 수보다 3월 근로자 수가 17만1000명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권 실장은 “통상적으로 2월에는 입직자보다 이직자 수가 더 많고, 3월에는 입직자 수가 더 많은 계절성을 보이는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입직자 수가 이직자 수보다 더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직 사유별로 보면 자발적 이직이 1만9000명, 비자발적이직이 7만4000명, 기타이직이 11만6000명으로 모두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육아휴직, 무급휴직 등을 포함하는 기타이직이 50% 이상 폭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무급휴직 증가가 원인으로 보인다”며 “자발적 이직 증가 역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지역별 고용 위기 상황도 확인된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종사자 수 감소도 나타났다.
사업체 종사자 증감을 시·도별로 보면 종사자가 감소한 지역은 대구, 부산, 경북 등을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는 무려 4.2%(3만2000명)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도 2.3%(2만7000명), 경북 1.9%(1만6000명) 줄었다. 세종, 전남, 충북, 전북 지역만 종사자 수가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