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6.08.02 15:39:24
상반기 IB 실적…NH 1300억, 한투 1000억
주력사업 방어속 상대방 밥그릇 쟁탈전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투자은행(IB)부문 최강자인 NH투자증권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주력사업 외에 상대방이 강점을 지닌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IB시장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2파전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NH투자증권과 한투증권의 IB부문 순영업수익은 각각 1300억원과 1000억원 수준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제한 뒤 채권 평가·처분 손익 등을 합산한 수치로 해당부문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 순영업수익은 500억원 수준이었지만 2분기 들어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1분기에 570억원으로 1위에 올랐던 한투증권은 2분기에도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기준으로 NH투자증권에 이은 2위지만 전년동기대비 2배 가량 급증했다.
각자 주력사업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하는 인수금융분야 강자인 NH투자증권은 상반기중 인수금융 이자로만 500억원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한투증권은 부동산 프로젝스파이낸싱(PF)시장에서 전체 순영업수익의 절반인 500억원을 벌어들였다.
하반기에도 진검승부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투증권은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두산밥캣과 연내 상장작업이 시작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공개(IPO) 대표주간사로 선정됐다. IPO 수수료 수익 확대가 예상된다. 그동안 IPO시장을 주도해온 NH투자증권은 연내 상장이 유력한 넷마블의 대표주간사를 맡으면서 체면을 세웠지만 한국투자증권 강세가 더 부각되는 게 사실이다. 넷마블은 최근 4조원대 해외 게임업체 인수를 추진하면서 인수금융 주선을 NH투자증권에 맡겼지만 이 또한 불발에 그쳤다. 두 회사는 내년초 상장 준비를 시작하는 삼양패키징의 대표주간사 자리를 놓고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여의도 파크원 개발사업으로 반전을 노린다. 2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확보 업무를 담당하는 한편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와 함께 최대 4000억원을 직접 투자할 예정이다.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기회다. 한국투자증권도 이 사업의 금융주선 업무에 부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지만 NH투자증권이 초대형 딜을 따내는 것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삼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전형적인 부동산 PF사업은 아니고 수익형 부동산사업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아성에 한투증권이 도전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상대방이 주로 활약해 온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