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재편 공포 `눈앞으로`…외국인 매도 얼마나 될까?

by유재희 기자
2016.05.30 15:45:43

中ADR, 31일 MSCI에 완전 편입…한국비중 0.4%p↓
내달 15일 중국A주 MSCI 편입 결정…"투자심리 악영향"
외국인 5800억~1.1조대 매도 전망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초긴장상태다. 6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31일 중국 주식예탁증서(ADR)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에 추가 편입되고 다음달 15일에는 중국 본토지수(A주)의 MSCI 편입 여부도 결정되는 등 수급에 부정적인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MSCI 재편은 이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2월 중순 이후 4월말까지 6조13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3090억원 순매수에 그치며 매수강도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 기간 일평균 매수 규모를 보면 118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급감, 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매수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점에서 시장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국인 매매 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MSCI 이슈를 꼽고 있다. 31일 예정된 중국 ADR의 MSCI EM지수 추가 편입 및 내달 15일 중국 A주의 MSCI 편입 결정을 앞두고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1월30일 중국 ADR이 MSCI EM지수에 50% 편입되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5400억원 가량 매물을 쏟아내며 코스피지수가 1.8% 급락한 바 있다. 특히 중국 A주의 MSCI 편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외국인 매도규모가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EM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금은 1조달러 규모로 추정된다”며 “중국 ADR의 MSCI 추가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의 전방위적인 매도 대응이 발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확인됐고 선물도 누적 순매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인버스 ETF 보유 비중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외국인은 하락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향후 외국인의 행보다. 아직까지는 매수강도 둔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중국 ADR의 MSCI 추가 편입을 기점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 중국 ADR이 MSCI EM지수에 50% 추가편입됨에 따라 MSCI Korea비중은 종전 15.69%에서 15.28%로 0.41%포인트 감소한다”며 “MSCI 이슈에 민감한 외국인의 대량매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MSCI 추종 펀드 자금 규모를 고려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를 5775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어 “작년 11월 말 MSCI 이벤트가 코스피 하락추세 전환의 계기가 됐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매매패턴을 전환시킬 정도의 모멘텀이 마련되거나 외국인 대량 순매도를 극복할 만큼의 기관 대량 순매수가 유입되지 않으면 코스피의 하락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도 “MSCI EM지수내 중국의 비중 확대로 국내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 규모는 약 8500억~ 1조1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MSCI 이슈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ADR 주의 MSCI 편입 이슈는 이미 지난해 11월말 50%를 반영한 이후 나머지 50%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미 반영된 이슈라는 것.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ADR 주의 MSCI 추가 편입에 따른 외국인 매도 규모는 7000억~8000억원 정도로 예상하지만 이미 반영된 이슈라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난 20일 이후 6일간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2498계약 순매수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A주의 MSCI EM 편입 이슈의 경우 1년 후부터 실제 반영되는 만큼 당장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심리 변화 정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