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 화백 "차기작은 일제강점기 역사"

by김성곤 기자
2015.06.22 16:04:51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개정판' 출간기념 인터뷰
그림 재고증·오류수정 "독자에 대한 예의"
"현재 한국사회에 필요한 조선인물은 세종대왕"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시백 화백이 22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사옥에서 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개정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휴머니스트).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일제강점기를 다룬 가칭 ‘35년’을 쓸 생각이다. 부제는 ‘항일투쟁과 친일부역의 역사’로 결정해 놓았다.”

300만 독자와 만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시백 화백이 차기작을 구상 중이다. 박 화백은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작품으로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를 다룬 이야기를 구상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중순 이후 독자들에게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연남동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사옥에서 열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15년 개정판 기자간담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 화백은 “‘조선왕조실록’ 이후 삼국시대사, 고려사, 일제강점기사, 현대사를 써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이 적지 않다”며 “‘조선왕조실록’은 메인 텍스트가 있지만 일제강점기로 들어오면 봐야 할 책이 많다. 요즘 근현대사 책을 많이 읽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박 화백은 2003년 첫권을 낸 이후 10년 만인 2013년 20권을 완간한 ‘조선왕조실록’을 전면 개정해 다시 출간했다. 이와 관련해 박 화백은 “‘조선왕조실록’이 역사서라는 점에서 잘못된 내용을 수정해가는 건 독자에 대한 예의”라면서 “디자인을 바꾸고 그림을 재고증하고 오류수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유명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책의 인기를 반영하듯 독자의 제보가 적지 않았단다. 박 화백은 “어느 재야 사학자는 거의 논문 수준의 글을 보내오기도 했다”면서 “선조의 선위 파동에 대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 독자의 제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판에는 내용을 수정하는 것 외에 ‘조선왕조실록 연표’와 ‘조선왕조실록 인물사전’을 새롭게 게재해 내놨다. ‘연표’는 특히 박 화백이 10여년 간 ‘조선왕조실록’을 공부하며 메모했던 5000장 분량의 대학노트를 핵심만 추려서 압축한 것. ‘인물사전’ 역시 실록에 등장하는 인물 700명을 정리한 것이다.

조선역사에서 2015년 현재의 한국사회로 데리고 오고 싶은 인물을 물었다. 박 화백은 “2015년 대한민국은 조선 초기의 건강성과 조로한 말기의 모습이 섞여 있다”며 “혼란기의 지도자로는 흥선대원군과 삼봉 정도전인데 한국사회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세종대왕은 어느 시대에도 필요하겠지만 뚜렷한 철학과 비전, 민주적 리더십, 천재적 능력 등을 감안할 때 특히 이 시대에 필요한 인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책을 출간한 휴머니스트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20권 시리즈로 가격과 부피가 부담스럽다는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오는 7월 중으로 전자책과 앱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김학원 휴머니스트 대표는 “이외에도 앞으로 2년간 영문판 전문 번역 작업을 할 것”이라며 “2년 후에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영문판’이 세계로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시백 화백이 22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휴머니스트 출판그룹 사옥에서 연 ‘조선왕조실록 2015년 개정판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