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휩싸인 증시…관련주 희비 엇갈려

by김기훈 기자
2015.06.03 16:15:03

백신·제약주 급락…반발매수에 화장품·여행주 반등
메르스 수혜 기대에 온라인 교육·홈쇼핑주 동반 상승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메르스 발생 이후 급등세를 연출하던 백신주와 제약주가 급락세로 돌아선 반면 연일 하락하던 화장품과 카지노, 여행주 등은 반등에 성공하는 등 관련주간 손바뀜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백신 관련주인 진원생명과학(011000)과 중앙백신(07202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바이오니아(064550) 서린바이오(038070) 등이 3~4거래일간 계속된 급등세를 멈추고 약세로 돌아서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항바이러스제를 제조하는 제약주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급락했다. 명문제약(017180)과 현대약품(004310) 조아제약(034940) 진양제약(007370) 고려제약(014570) 경남제약(053950) 녹십자엠에스(142280) 보령제약(003850) 등이 줄줄이 파란불을 켰다.

아직 국내에는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메르스 관련 백신과 치료제가 없음에도 단지 막연한 기대에 급등세를 나타냈던 백신·제약주는 최근 가파른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다 ‘묻지마 투자’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맥을 추지 못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업종의 경우 사실상 메르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현재로선 영향을 받을 요인이 특별히 없다”며 “최근 주가 상승은 심리적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공(045060)과 케이엠(083550) 파루(043200) 웰크론(065950) 등 마스크와 손세정제 관련주는 동반 급등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한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메르스 확산 우려가 중국 관광객 급감을 불러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약세를 보이던 화장품주는 주가 하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화장품(123690)이 7% 넘는 급등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코리아나(027050)와 코스맥스(192820)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등이 상승세에 동참했다.

중국 관광객 동향이 실적에 직결되는 카지노주와 여행주 역시 며칠간 지속된 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강원랜드(035250)와 GKL(114090)이 1% 내외의 오름세를 기록했고, 모두투어(080160)와 하나투어(039130)도 상승 반전했다.

메르스로 인해 경기도를 필두로 전국적으로 휴교령을 선포하는 유치원과 학교들이 속출하면서 온라인 교육주는 뛰었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이퓨쳐(134060)가 가격제한폭까지 점프했고 메가스터디(072870)와 능률교육(053290) 디지털대성(068930) 등이 연이어 올랐다.

이외에 메르스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홈쇼핑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현대홈쇼핑(057050)과 CJ오쇼핑(035760) GS홈쇼핑(028150) 등이 동반 상승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메르스 수혜주로 꼽히는 중소형 제약, 마스크 등은 메르스 하나로 인해 두 배 이상 평가를 받는 것이 과도한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메르스 우려로 하락한 화장품, 여행, 호텔·레저에 대한 저가 매수 적기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