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 사러 PB센터 '노크'.."金 없어서 못 판다"

by김보리 기자
2013.04.11 19:23:52

10g·37.5g 등 상대적 저렴한 골드바 판매↑
"北 미사일 가능성으로 골드바 문의 더 늘어"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골드바(금괴)는 개인자산관리(PB)센터에서만 판매한다고 해서 일부러 멀리서 찾아왔어요. 1kg짜리는 엄두도 못 내고 손톱크기만 한 10g짜리 3개 샀어요. 작은 거 하나에 68만원이라 하니 실감은 안 나지만 그래도 이자 없는 통장에 묵혀두는 것보단 훨씬 나을 것 같아서요.”

골드바
직장인 김 모 씨는 최근 ‘금테크’란 말에 KB국민은행 대치동 PB센터를 두드렸다. 저금리에 얼마 되지도 않는 이자를 기대하는 것보단 차라리 고점 대비 떨어진 금에 투자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수퍼리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드바 판매가 최근 투자 층을 넓히고 있다. 최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진 금값에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 안보 불안까지 겹치면서 금의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수퍼리치들은 구매량을 늘었다면, 일반 투자자들은 비교적 부담이 적은 10~100g 짜리 골드바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국민은행은 시세에 따라서 조금 편차는 있지만 1kg(6660만원) 100g (690만원) 37.5g (250만원) 10g짜리는 (68만원) 네 가지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PB센터뿐만 아니라 일반 지점에서도 골드바를 살 수 있어 일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훨씬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가능성이 나오면서 안전자산인 골드바에 대한 문의가 더욱 늘고 있다”면서 “지점에 들어온 골드바가 일찍 동나는 경우 2일 정도 대기 수요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골드바 열풍은 먼저 저금리 기조에서 찾을 수 있다. 낮은 이율에 목매기 보다는 차라리 현재 고점 대비 10% 이상 빠진 골드바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란 계산에서다. 또 실물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골드바의 인기를 부추긴다.

또 최근 금융종합소득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대폭 낮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가 꼼꼼해지면서 실물투자로 눈을 돌린 것. 최근 안보 리스크도 골드바의 인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점 팀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산업재 수요가 높아진 것도 향후 금값 인상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라며 “금융소득과세기준이 낮아진 데다 안보 리스크까지 더해져 골드바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4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시작한 국민은행은 한 달여 동안 약 350㎏(약 208억원) 이상을 판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0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골드바를 판매하기 시작한 신한은행도 월 평균 판매량이 지난해 200㎏ 수준에서 올해는 500㎏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