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뮤지컬 밥상' 차렸다

by김용운 기자
2012.11.22 17:58:42

첫 연출작 뮤지컬 ''어쌔신''
미국 역사속 암살범들 다뤄
내년 2월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뮤지컬 ‘어쌔신’을 연출한 황정민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요즘은 반찬이 몇 개만 있다고 성질을 냈다.”

배우 황정민이 무대라는 밥상을 차리는 연출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20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어쌔신’의 연출자로 변신해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린다. 첫 공연 전 열린 프레스콜에서 그는 자신의 전매특허 같은 ‘밥상 수상소감’에 빗대어 “예전에는 반찬이 몇 개 없어도 맛있게 먹었지만 요즘은 가짓수에 성질을 냈다”며 “나이를 먹으면서 변한 거 같아 다시 한 번 나를 곧추세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2005년 청룡영화제에서 영화 ‘너는 내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스태프들이 차려 놓은 밥상을 배우는 맛있게 먹기만 하는데 스포트라이트는 배우만 받는다”는 이른바 밥상 수상소감으로 인구에 회자됐다. 당시 수상을 기점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그는 대학로의 배우보다는 연예인이란 이미지가 도드라졌다. 연기를 하면서도 연출을 하고 싶은 생각이 늘 있었다는 그는 “배우들과 공동작업을 하면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무척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어쌔신’은 ‘컴퍼니’ ‘스위니 토드’ 등을 만든 작곡가 스티브 손드하임의 작품. 미국역사에서 대통령을 저격했거나 저격하다 미수에 그친 9명 암살범을 주인공 삼아 그들의 사연을 통해 미국사회의 그늘과 인간소외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했다. 황정민은 “원작과 달리 9명의 암살범 캐릭터만 부각시켰다”며 “만약 그 암살범들 주변에 손 한 번 내밀어주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재림, 강하늘, 남문철, 정상훈 등이 출연하며 황정민 또한 미국 20대 대통령인 제임스 가필드를 암살했던 찰리 귀토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내년 2월 3일까지. 02-708-5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