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프트뱅크, 美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 65억달러에 인수
by방성훈 기자
2025.03.20 12:21:22
독립 자회사로 편입 예정…하반기 인수 마무리 예상
손정의 회장 "AI 비전 가속화 및 혁신 기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 컴퓨팅(이하 암페어)을 6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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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암페어를 6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미국 경쟁당국과 대미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등의 승인을 거쳐 올해 하반기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암페어의 초기 후원자인 칼라일그룹(59.65%)과 오라클(32.27%)은 보유 중인 암페어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 관련 업체가 8.08%를 보유하고 있는데, ARM은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소프트뱅크는 자회사를 통해 모든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손 회장은 별도 성명에서 “인공지능(AI)의 미래는 획기적인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한다.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서 암페어의 전문성은 이 비전을 가속화하고 미국에서 AI 혁신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더욱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와 미 전역에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5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암페어는 소프트뱅크에 인수되고 나면 독립 자회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제임스 암페어 최고경영자(CEI)는 “AI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소프트뱅크 그룹에 합류해 선도적인 기술 기업 포트폴리오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 고성능 ARM 프로세서와 AI를 위한 암페어원 로드맵을 추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이는 우리 팀에게 환상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인수한 뒤 ARM 기술 기반 칩이 더 많은 작업에 쓰이도록 노력해 왔다. 암페어의 칩이 AI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한 거래”라고 평가했다.
암페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업체로, 1000명의 엔지니어를 두고 있다. 인텔 출신인 르네 제임스가 2017년 설립한 이 회사는 ARM이 기본 설계도를 만들면 이를 바탕으로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설계하는 작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일종의 ARM 설계 역량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암페어는 또한 인텔이나 AMD보다 전력 효율이 높은 칩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1년에도 암페어에 소수 지분 투자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암페어의 기업가치는 이번 인수액을 웃도는 80억달러로 평가됐다. 반도체 칩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가치가 하향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4월 반도체가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 뉴욕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좌초됐고, 이후 매각설 등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