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강제출국 한신대, 총학 "인권센터장이 조사 방해"

by황영민 기자
2024.06.05 17:12:16

지난해 우즈벡 유학생 재정증명 미비로 강제출국 논란
교내 인권센터장, 당시 국제교류원장이 겸임
총학 "조사받을 부서와 조사하는 부서가 같아"
"제대로 된 조사될 지 의심, 더욱 더 선명해져" 주장

[오산=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지난해 한신대학교의 외국인 유학생 강제출국 조치 논란에 재학생들도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신대학교 조형물.(사진=한신대학교)
6일 한신대 총학생회 ‘새봄’은 본 캠퍼스 만우관 앞 오월계단에서 ‘외국인 유학생 강제 출국 사건 조사 방해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피해 유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피해자 보상과 책임자 처벌이 모두 진행돼야 하나 ‘돈을 받지 못해도 좋으니 책임자들을 강력히 처벌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학우도 있었다”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한신대는 지난해 11월 27일 국내 체류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학당에 다니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을 대형버스에 태워 이중 22명을 출국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신대 측은 버스 내부에 사설 경비업체 직원을 투입해 유학생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휴대전화를 수거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한신대 측은 유학생들이 국내 체류하는 기간 1000만원 이상 계좌 잔고를 유지(재정증명)해야 하나 이 같은 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학생들은 관련 지침을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경찰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한신대 총학은 경찰 수사와 인권위 조사와 별개로 진행되는 교내 인권센터 조사에 의혹을 제기하며 이날 집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러운 인권센터장 사임, 운영위원회 소집 지연, 인권센터 담당자 부당 인사이동, 조사 중단 요구 등으로 인해 조사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총학은 대학 측의 방해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소연 한신대 총학생회장은 “외국인 유학생을 담당하는 국제교류원장을 맡으셨던 분이 인권센터장을 겸임하게 됐다”며 “조사를 받아야 했던 부서와 조사를 하는 부서가 같다는 것은 제대로 된 조사를 받을 수 있는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고, 갈수록 더 선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한신대학교 인권센터의 인권센터장은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총장님이 ‘사건이 일어나게 된 진상조사와 피해자에 대한 회복적 정의 실현’을 말한 것이 진심이 담긴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인권센터가 그리고 인권센터의 조사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