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작업 대출’ 전수조사에도 자체 점검 논란
by최정훈 기자
2024.04.18 15:26:11
새마을금고중앙회, 최근 全금고 작업 대출 자체 점검 지시
금감원, 상호금융점검 발맞춰…"문서지도 통한 자체 점검"
상호금융 작업대출 관행 ‘만연’…자체 점검 실효성 논란도
“각 중앙회 감독 능력 충분…조사 완료까진 상당시간 필요”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새마을금고가 최근 전국 금고에 작업 대출과 관련한 자체 점검에 나서라는 지침을 보내고 전수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에 대한 자체 점검에 나선 것과 발을 맞춘 조치다. 다만 실제 상호금융권에 작업 대출 규모가 밝혀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1일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자녀의 ‘편법 대출 의혹’ 현장검사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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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번 주초 전국 새마을금고에 편법 대출과 관련해 자체 점검에 나서라는 지침을 보냈다. 이번 지침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경기 안산갑)의 편법 대출 논란에 대한 후속 조치다.
앞서 양 당선인의 배우자 A씨는 지난 2020년 11월 6일 모 대부업체로부터 5억 8000만원을 대출받아 양 당선인과 공동으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를 31억 2000만원에 매입했다. 5개월 후인 2021년 4월 7일 양 당선인의 딸은 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로부터 사업자 대출 11억원을 잠원동 주택 대출금을 갚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양 당선인이 사업자 용도로 받은 대출금을 사실상 아파트 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대출의 용도 외 유용, 이른바 ‘작업 대출’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작업대출은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를 조작해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하고자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서류를 꾸며 사업자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에 쓰는 형태가 대표적 유형이다.
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은 논란 직후인 지난 3일 양 당선자의 대출을 취급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의 전체 주택담보 개인사업자 대출을 조사했다. 그 후 하루 뒤인 지난 4일, 해당 금고의 개인사업자 대출 53건 가운데 40건(75.5%)가량이 작업대출과 유사한 사례로 확인됐다는 결과를 냈다.
이후 중앙회는 다른 금고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먼저 전 금고에 자체 점검 지시를 내려보냈다. 또 이번 자체 점검은 금감원이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각 상호금융권 중앙회에 자체 점검 지시한 것에 맞춰 진행하는 점검이기도 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주초부터 행정안전부의 방침에 따라 문서 지도를 통해 금고 전수점검을 하고 있다”며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조사 기한이 명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상황을 보면서 유동적으로 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가 양문석 당선인 사례처럼 속도감 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작업대출이 상호금융권 내 만연해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 2022년 저축은행권에서 발생한 다수의 작업대출을 적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작업대출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 당선인의 사례와는 달리 당국의 조사 방식이 자체 점검에 의존하는 방식이라는 점도 불법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금감원이 자체 점검을 지시한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의 금고만 해도 수천 개에 달해 자체 점검에만 걸리는 시간도 상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 검사 과정에서 편법 대출 건수가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조사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각 중앙회도 감독권한과 검사역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조사 과정에서 금감원과 의견도 나누기 때문에 투명하게 조사하리라 내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도 “금융당국에서 상호금융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새마을금고도 거기에 발맞춰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편법 대출 관련 당국 차원 전수조사 관련해서도 금융당국과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