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환율, 장중 1340원 돌파…13년 3개월래 최고치
by이윤화 기자
2022.08.22 16:16:47
14원 가까이 올라 장중 최고가 1340.2원까지 급등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
美 긴축 경계, 유럽 침체위기 확산에 위안 약세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대로 오르면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기록한 연고점(1326.7원)을 한 달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나흘 앞둔 경계감과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 중단 이슈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2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5.9원) 대비 13.9원 오른 1339.8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고가 기준으로 모두 2009년 4월 29일 1357.5원, 1340.7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9.6원 오른 1335.5원에 출발한 뒤 10원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내면서 1330원대에서 등락하다가 점심 이후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1340원도 넘어섰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이날 오후 2시께 환율은 1340.2원을 기록한 뒤 14원 안팎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일중 환율 상승폭으로는 지난달 15일 기록한 14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이날 환율 상승을 이끈 것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관 가동을 멈추겠다고 밝히면서 유로존 에너지 위기감이 확산됐고, 우리시간으로 26일 발표를 앞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을 앞둔 경계감도 달러화를 밀어 올렸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이날 오전 3시께 전일 대비 0.12포인트 오른 108.29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위안화 약세 확대도 원화 낙폭을 키웠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전일 대비 0.17%나 뛴 6.84위안대에 거래되는 중이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지만 위안화 방어엔 실패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LPR)를 7개월 만에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5년 만기 대출 우대금리도 석 달 만에 4.45%에서 4.30%로 0.15%포인트 내렸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국내증시도 1~2%대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만 가권지수, 홍콩 항셍지수가 각각 1% 안팎의 낙폭을 나타내는 가운데 코스피, 코스닥 지수도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장중 순매수 전환해 1200억원 가량 샀지만 기관의 매도 우위에 1.21%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외국인 투자자가 430억원 샀으나 기관의 매도 우위에 전일 대비 2.25% 떨어졌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원화 방어가 크게 감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긴축 우려, 유로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중국 경기둔화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67억49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