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日시총도 추월했다…잘 나가는 GAFA, 비결 3가지는?

by김보겸 기자
2021.08.27 17:43:33

①높은 성장력 ②탄탄한 자금력 ③확실한 배당
성장주 넘어 포트폴리오 방어하는 종목으로 꼽혀
규제 리스크 부각…"보유량 줄일 필요성 고려해야"

GAFA 시가총액 총합이 세계 2위 일본증시 시총을 뛰어넘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의 정보기술(IT) 공룡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의 시가총액 총합이 세계 2위 규모 주식시장인 일본증시의 전체 시총을 추월했다.

이들 IT 기업의 △높은 성장력과 △탄탄한 재무기반 △활발한 주주환원 정책 등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쌈짓돈을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GAFA 4개사의 시가총액 총합은 7조500억달러(약 8248조5000억원)로 일본증시 전체 시총인 6조8600억달러(약 8026조2000억원)를 웃돌았다. 일본증시는 세계 증시에서 5.84%를 차지해 미국(59.75%)에 이어 2위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4500억달러로 미국 전체 기업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1조8900억달러로 그 뒤를 이었고 아마존(1조6700억달러)과 페이스북(1조400억달러)이 뒤따랐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GAFA 4개 기업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운용지표로 삼는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의 시총은 38조달러로, 이 중 20% 가까이를 GAFA 기업이 차지한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돈이 GAFA에 몰리는 비결로는 가장 먼저 높은 성장성이 꼽힌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등 성장하는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방대한 데이터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또다시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순환구조를 만들었다.

재무기반도 안정적이다. 재무상태를 평가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애플이 70%를 넘고 아마존과 페이스북, 알파벳도 20% 안팎을 유지한다. 이는 일본(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 대비 현금흐름 비율을 뜻하는 FCF 마진도 일본은 6%이지만 아마존을 제외한 3개사는 20%를 넘는다. 필요한 투자를 한 뒤에도 현금이 넉넉하다는 얘기다.



유이자부채(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부채) 비율도 GAFA는 일본기업 평균보다 낮다. 특히 페이스북과 알파벳은 유이자부채 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 이는 자기자본이 유이자부채보다 많다는 의미다.

배당이 후한 점도 이들 종목의 매력을 높인다. 순이익에서 배당과 자사주매입 규모가 차지하는 비율인 총환원성향이 애플은 150%를 넘는다. 알파벳도 총환원성향이 77%에 달하며 주주 환원에 열심이다. 일본도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우량상장사들이 포진해 있는 1부시장 평균이 46% 정도다.

지난 1월 도쿄증권거래소 앞을 지나는 시민(사진=AFP)


투자자들에게 GAFA는 단순한 성장주가 아니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높은 성장력과 탄탄한 재무기반으로 경기 흐름에 실적이 좌지우지되지 않아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운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어종목’으로 평가된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애플과 알파벳, 페이스북의 주가수익률(PER)이 30배를 넘지 않아 과도하게 비싼 것도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결국 GAFA 강세는 ‘되는 주식에 돈이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베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수석 글로벌 스트래터지스트는 “델타 감염 확대로 미국 경제도 예상만큼 회복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확산하는 가운데, 성장이 확실한 첨단 기술 업체로의 자금 유입이 강해지고 있다”고 이같이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소수의 IT 기업에 자금이 집중하는 현상이 2000년 닷컴 버블을 연상케 한다며 과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GAFA 기업들이 몸집을 키워가면서 독과점, 공정 경쟁 관련 이슈가 제기되며 규제의 손길도 뻗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아마존 분할을 주장해 온 ‘아마존 킬러’ 리나 칸을 기용한 게 대표적이다. FTC는 6월에 이어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상대로 또 다시 반독점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한 외국계 운용회사 담당자는 닛케이에 “향후 GAFA 주식 보유량을 줄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