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살 공무원 형, 웜비어 부모에 "무한 연대의 정 느낀다"

by박한나 기자
2020.10.22 14:19:55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55)씨가 고(故)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무한한 연대의 정을 느낀다”며 “굳은 연대를 맹세한다”고 답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 (사진=뉴시스)
22일 복수 매체를 통해 공개한 답신 편지에서 이씨는 웜비어 부모에게 “저를 비롯한 우리 가족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위로와 지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우리는 똑같이 북한 정권의 반(反)인도범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 이 비극적인 슬픔 속에서 저 역시 프레드, 신디 웜비어 두 분을 향한 무한한 연대의 정을 느낀다”고 썼다.

편지에서 이씨는 정부가 동생을 자진 월북자로 치부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저는 진실을 알고 싶다. 북한 정권이 동생을 참혹하게 살해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동안 우리 정부는 동생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대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알고 싶다”며 “월북자로 손가락질당할 것이 두려워 동생의 이름조차 공개하지 못 하고 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또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웜비어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편지에 다시 힘을 내본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두 분께서 전 세계에 북한의 만행과 실상을 알리신 것처럼 이 사건의 진실도 언젠가는 밝혀져 정의가 찾아올 것”이라며 “웜비어 부모님께서 보여주신 불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저의 굳은 연대를 맹세한다”고도 했다.



앞서 19일 웜비어 부부는 이씨에게 편지를 보내 “당신과 우리는 모두 같은 김정은 정권의 거짓말과 끔찍한 학대의 피해자들”이라며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에 정부 차원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프레드·신디 웜비어 부부는 북한의 억류와 고문 등으로 아들을 잃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2017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졌다.

이후 웜비어 부부는 2018년 말 아들의 죽음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해 5억114만달러(약 6141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