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기관서 전투기 소음'…경찰, 불법 개조업자 등 250명 검거

by신상건 기자
2018.09.06 12:38:19

330여차례 개조해 13억4000만원 챙겨…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

△배기관을 불법으로 장착한 수입차의 소음을 측정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경찰이 거액의 돈을 받고 수입 자동차의 배기관을 불법으로 개조해준 자동차 개조업자들과 개조를 맡긴 운전자들을 붙잡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자동차 개조업체 대표 A(44)씨, 홍보를 맡은 B(29)씨, 불법 개조를 맡긴 수입 자동차 운전자 24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동차 배기관을 330여 차례 개조해 주고 13억 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지난해 7월부터 불법 개조를 홍보해 수입차 운전자를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배기관이나 소음기가 없는 배기관 등으로 자동차 배기관을 교체해주면서 한 건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불법 개조된 차량의 배기 소음을 측정한 결과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와 비슷한 115데시벨(DB)이 나왔다. 정상 배기관에서 나오는 소음은 70~80데시벨 정도다. 10데시벨이 올라갈 때마다 소음은 10배 증가한다.

운전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배기음의 소리를 높여 주변의 이목을 사로잡거나 자기만족을 위해서 배기관 불법 개조를 맡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업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 없이 자동차를 개조하거나 승인 내용과 다르게 개조해서는 안 된다. 정비업자가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자동차 소유자도 시장·군수·구청장 승인 없이 차량을 개조하면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배기관 불법 개조는 환경오염과 소음을 유발한다”며 “자동차 개조를 원할 경우 관련 서류를 갖춰 해당 기관의 승인을 받아 안전 기준에 맞게 개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