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팹 가동 앞두고 日반도체 투자붐…미쓰비시도 신공장 추진
by박종화 기자
2023.09.25 16:29:29
감광재용 고분자 생산량 두 배로…후쿠오카 등 후보지 거론
2021년 TSMC 공장 발표 후 규슈서만 2조엔 투자 유치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TSMC의 일본 팹(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을 앞두고 일본 반도체업계에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이 2025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일본 국내에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감광재) 제조용 고분자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반도체 원판)에 회로를 새기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다.
닛케이는 미쓰비시케미칼이 TSMC의 일본 진출 등에 따른 시장 확대를 대비 새 공장을 물색하고 있다며 생산량은 지금보다 두 배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후쿠오카 등을 유력 후보지로 꼽으며 수십억엔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일본 내에서 포토레지스트용 고분자를 생산하는 미쓰비시케미칼 공장은 요코하마 쓰루미공장 한 곳뿐이다.
TSMC의 구마모토 팹 건설을 마중물로 일본 반도체 업계에선 투자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TSMC 구마모토 팹은 이르면 내년 말 양산에 들어갈 전망인데 공장이 가동되면 일본 내 반도체 소재·부품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TSMC는 구마모토 팹 증설이나 일본 내에 또 다른 팹을 신설하는 것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 관련 투자는 특히 구마모토를 중심으로 한 규슈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TSMC 팹 건설이 발표된 2021년 이후 발표된 반도체 관련 투자 계획은 규슈에서만 2조엔(약 18조원)이 넘는다. 세계 최대 포토레지스트 생산 회사인 도쿄오카공업도 지난달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비해 후쿠시마와 구마모토에서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케미컬의 새 공장 후보지로 유력한 후쿠오카도 구마모토와 이웃해 있다.
일본 정부도 반도체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발표하는 경제대책에서 반도체 등 핵심산업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투자뿐 아니라 5~10년 단위로 생산·정비·투자 비용을 경감 해주는 게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