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날씨에 데인 소비자들…메밀·냉우동 '이색 간편식' 집는다
by남궁민관 기자
2023.06.15 15:37:27
이른 무더위·고물가에 G마켓 5월 여름면 매출 껑충
냉면뿐 아니라 선택 폭 넓히며 냉우동·모밀 최대 3배
"합리적 가격에 프리미엄 추구"…특히 '메밀' 키워드로
본설렁탕 밀면 매출 2배 ↑…이색 면·고명 선호 높아져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여름면 간편식 시장도 뜨거워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살인적 고물가로 외식 부담이 커지자 냉면집을 찾는 대신 간편식으로 더위를 달래려는 이들이 늘어서다. 간편식을 활용하면 외식 대비 메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국내 주요 식음료 업체들 역시 기존 냉면·냉모밀 일색에서 벗어나 냉우동· 쫄면 등 보다 다양한 여름면 제품을 선보이고 나섰다.
| 서울 중구 명동 음식점 메뉴판에 물냉면 가격이 1만2000원으로 적혀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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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G마켓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여름철을 겨냥한 계절 면류 간편식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대표적 여름면인 냉면과 쫄면, 비빔면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3%, 14% 늘어난 가운데 냉모밀과 냉우동 등 여름면 제품은 각각 137%, 172% 늘어나 이목을 끈다.
이른 무더위 속 외식비 부담을 줄이려 여름면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이를 보다 즐겁게, 또 맛있게 즐기려는 시도가 더해지며 다양한 메뉴가 주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여름면 신제품은 기존 여름면의 강자 냉면보다 냉우동이나 막국수 등 차별화 제품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특히 ‘메밀’은 올해 여름면 시장의 키워드로 주목을 받는다. 메밀은 찬 성질을 가진 곡물로 체내 열 감소를 도와 여름철 음식의 주요 재료로 활용된다. 여기에 밀·쌀보다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하기에 제격이다.
CJ제일제당(097950) 역시 이에 주목해 올해 여름면 간편식 시장 공략에 ‘고소한 들기름막국수’와 ‘시원한 동치미비빔막국수’를 앞장 세웠다. 지난 4일 출시된 두 제품 모두 메밀 겉껍질을 통째로 갈아 볶은 메밀가루를 넣은 메밀 막국수 제품이다. 이에 앞서 풀무원 역시 지난 4월과 5월 각각 ‘메밀 비빔면’과 ‘들기름 메밀 막국수’를 선보이며 메밀에 주목했다. 두 제품 모두 올해 여름을 겨냥한 메밀면이자 상온 간편식 제품이다.
|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간편식.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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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면이나 고명으로 승부를 건 제품들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육전열무냉밀면’과 ‘육전명태비빔면’ 등 여름면 신메뉴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냈던 본설렁탕은 올해 ‘초계냉밀면’과 ‘속초코다리비빔밀냉면’으로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했다. 지난달 초 선보여 한 달간 여름면 매출이 무려 105% 급증했다.
아워홈은 이같은 별미 여름면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달 말 국내산 열무로 만든 열무김치를 그대로 담은 ‘열무 김치말이국수’와 ‘열무 비빔국수’를 선보였다. 면사랑 역시 지난 4월 ‘오장동식 간재미 회냉면’, ‘언양식 소불고기 쫄면’, ‘춘천식 비빔 막국수’ 등 기존 비빔면에서 벗어나 다양한 고명을 담은 별미 여름면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기존 간편식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가쓰오 냉우동’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면사랑 관계자는 “냉면 한 그릇에 2만원에 육박하는 고물가 상황에서 여름면 간편식은 프리미엄을 즐기며 합리적인 가격도 놓치지 않는 소비자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 역시 “기존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그동안 구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