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5%대면 내년 1분기도 금리인상…11월 더블 빅스텝은 확답 못해"[일문일답]

by이윤화 기자
2022.10.12 14:07:13

10월 금통위, 기준금리 0.50%p 인상해 3.0%로 결정
주상영·신성환 위원 0.25%p 인상 소수의견 내 이견
"내년 1분기까지 5%대 물가면 인상 기조는 지속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결과 기준금리를 3.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빅스텝 결정이지만 주상영 위원, 신성환 위원 두 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내면서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이견이 나타났다. 이런 측면에서 이 총재는 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5%대 수준을 이어간다면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11월 더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종금리 수준이 3.5% 정도라는 것에 관해서는 대다수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보다 낮게 보는 위원들도 있다. 한미 금리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면 안되겠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나 환율 수준만을 가지고 1대 1로 따라 올리진 않는다. 한미 금리 격차로 인해 국내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고려해 금통위원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선) 3.5% 수준이라고 했지 거기서 (인상을) 멈춘다고는 안했다. 3.5% ‘정도’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3개월 정도 기간 의미하는 것으로 금통위원들 간에 서로 이해하고 통방문을 작성했다.

△이번 빅스텝 결정이 환율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단순히 환율 때문만은 아니지만 9월 들어 특히 원화가 급격히 절하된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는 할 수 있다. 원화의 급격한 절하가 두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물가 상승률이 정점에 도달한 다음 떨어지는 경로를 생각했는데 환율 상승에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당초 예상보다 물가가 내려는 속도를 늦추고 고물가 지속시킬 위험이 늘었다. 두 번째는 원화의 평가 절하 자체가 여러 경로를 통해 금융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직은 아니지만 한미 금리 차가 너무 커지면 외화 유출이 일어나고 증권사 마진콜 등을 통해 외화 유동성 압박할 수 있어 그런 것들을 부수적으로 고려했다.

△경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금리를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선 금통위원간 의견이 매우 다른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 2.7%로 낮췄다. 두달전 같은 질문을 했다면 우리는 성장률이 내년에도 잠재성장 이상을 이어가고 의도적으로 침체 일으켜 물가 잡을 필요 없다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전세계 경제가 더 나빠졌고 특히 중국 경기 전망이 어둡다. 이 가운데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의 원유 생산량 감산으로 유가 변동성 커지고 환율도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5% 이상의 물가가 지속된다면 중립 금리 수준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높은 수준으로 가야할 지 다양한 (금통위원들 사이의) 이견이 있다. 2주 뒤에 의사록 발표되기에 그걸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겠지만 큰 틀에선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한 것 같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빅스텝도) 금통위원간 의견이 갈려서 많은 토론 통해 결정했다. 워낙 불확실성이 심하기 때문이다. 11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 따라 전세계 경제 동요할 수 있다. 환율 증시 변화 원인을 보면 반도체 업황 부진, 무역적자 등이 있으나 이는 예상했던 것인 반면 영국의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미국 FOMC 결정 등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 여건이 워낙 급변한다. 지난 7월엔 자신있게 포워드 가이던스를 드렸던 것은 금통위원들 간의 합의가 있었다. 지금은 금리 인상 기조는 일치하지만 인상폭에 대해선 이견이 있어 단언하기 어렵다.

△지난 8월부터 금리를 총 2.50%포인트 올렸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 시차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누적 영향을 통해 물가 상승률을 1%포인트 정도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경제 성장률 관해선 이번 빅스텝 인상으로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 전후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자부담은 가계와 기업을 합쳐 12조2000억원 정도 늘게 되고, 가계부채 성장 속도는 1%포인트 정도 둔화시키지 않을까 보고 있다.



△한은도 유사한 스터디(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많고 부동산 가격도 지난 2~3년간 많이 올라서 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금융시장 불안정도 배제할 수 없다. 그 파급 효과 면밀히 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왜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안하느냐는 질문과 연결된다. 대부분의 부채가 고정금리로 된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느끼는 금리 0.75%포인트 충격이 우리는 빅스텝 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빅스텝을 결정 할 때는 금융시장에 주는 영향이 이 정도는 아니라고 봤지만, 앞으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이런 여파도 볼 것이다.

△최근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올라가는 것 잘 알고 있다. 그 원인은 우량 회사채와 트리플A 등급의 스프레드 커지고 있지만, 그 아래 등급별 스프레드는 아직 덜 늘어났다. 신용 위험 확산으로 이렇게 됐다고 보기 보다는 유동성이 줄고 기준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발행 금리 올라 나타난 유동성 문제로 보고 있다. 또 그런 상황에선 한전채, 은행채 등 우량채들의 발행량이 늘어나 아래 등급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난 영향도 있다. 아직은 신용위험도 전가되는 것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 금리가 많이 오르고 해외 사정이 안좋아져서 국내 채권시장이 유동성 위험을 넘어 신용 위험까지 이어진다면 금융위, 금감원, 정부가 잘 만들어진 대응 체제를 가지고 있고, 한은도 일정 부분 기여 할 수 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2008년 당시에 비해 지금은 국내투자자가 해외에 주식, 채권에 투자한 비율이 1.5배 더 많아 순채권국이 됐다. 그래서 환율이 1400원대가 되었음에도 예정처럼 위기란 소리를 안듣는 것이다.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이후 은행과 기업들이 외채 관리를 잘했다. 중간재 수입 업체 등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해외사업자들은 유리한 측면도 있다. 환율이 1~2년 이후 원래 수준으로 정상화 됐을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면 ‘상투’ 잡힐 가능성도 크다. 국내 금리가 3%가 됐는데 이는 국고채, 정기예금 정부 채권 등에서 5~6%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0%대 금리일 때는 해외 투자가 합리적일수 있지만 지금은 1100~1200원대에서 정한 해외투자 전략이 1400원대 환율에서도 같아야 할지를 고민해 보라고 개인적으로 조언하고 싶다.

△환율도 계량 분석한 내용을 참고하면서 정책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점은 우리 환율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단 점이다. 미국만 강달러고 나머지 통화들은 모두 다 변화하고 있어서 실질실효환율 등을 보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하루 사이에 판단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호주가 지난달 금리를 예상보다 적은 0.25%포인트 올린 다음 미국 연준이 정책 기조 변경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2~3일 동안 월스트리트에서 나왔었지만 최근 연준의 전망이 바뀌면서 또 달라지고 있다. 지금 환율 변동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강달러에 대한 예상이다. 미국의 긴축 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안이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 외환시장 변동성이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과거 위기와 다른점을 설명하고 적합한 정책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최근 9월들어 원화 약세폭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위안, 엔화 절하되면서 변동성이 커졌고 원화가 프락시 통화로 여겨지고 있는 영향 등이 작용했다.

△11월말쯤 새로운 전망치가 나오기 때문에 확답 어렵다. 다만 경기 하방 리스크를 이야기한 것은 이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렸고 대외여건 등을 고려한 것이다. 부동산 가격에 대해선 올 1~8월 실거래가 기준 3~4% 정도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빚을 내 부동산을 산 국민들이 고통스러운건 사실이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2~3년간 급격히 올랐고 금융불안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죄송스럽지만 거시 전체로 봐선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 증가율이 조정되는 것이 안정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이부분에 역할은 정부와 한은이 같이 협조를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이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른 상황이다. 취약계층, 다중채무자와 부동산 쪽에선 저금리 기조를 예상해 빚투한 젊은 신혼가구 등 고통이 크단 점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통화긴축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물가가 5%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면 5~10년 기대인플레션율이 아직 2%대이지만 이것도 더 오를 수 있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오르고 있다. 지금 물가 오름세를 잡지 않으면 실질 소득이 감소된다. 거시적으로는 물가를 잡는게 우선되고 물가가 잡히면 성장 정책으로 전환하는게 맞다. 그 사이에 고통 있으니 취약계층에게 금중대 금리를 내년 9월까지 고정시켜 운영하는 등 정책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 금감원에서도 새출발기금 통해 만기 연장하고 신용불량자 지원하고 있다. 기재부에서도 예산을 통해 타깃 지원 프로그램을 만든다. 재정이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재정이 확대 기조가 되는 것은 영국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재정은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타깃된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공조라고 본다.

△포워드 가이던스 많은 비난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해도 변명처럼 들릴 수 있기에 이번 위기가 끝나고 자세히 말하겠다. 포워드 가이던스라는 것은 적어도 조건부다. 0.25%포인트씩 올리겠다고 했던 포워드 가이던스 당시에도 9월 연준의 FOMC 결정을 보고 다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9월 점도표상 금리 인상 상단 전망치가 훨씬 높아져서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다. 전제가 바뀌면 조건부로 바꾸는 것임을 명확히 하겠다. 새 포워드 가이던스도 방법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금리 인상 기조를 가져가되 폭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아 결정 어렵다고 말했다. 5%대 물가 오름세 이어가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이정도면 많은 정보를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