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반중정서에도 피할수 없는 중국 의존도
by신정은 기자
2022.01.26 14:32:06
미국도 대중적자 줄이려 했지만 오히려 늘어
광둥성 이어 장쑤성도 한국 GDP 추월할듯
中시장 외면 어려워…활용하며 리스크 줄여야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대중(對中) 의존도가 늘어나는 건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미국도 대중 무역적자를 줄여보고자 무역협상을 했지만 오히려 교역 규모나 적자는 더 늘었죠. 한국뿐 아니라 독일,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제1 무역 상대국은 이제 중국이 됐습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미국 80% 수준으로 올랐고,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는 이 시장을 외면할 수 있을까요.”
경제학자 출신의 베이징 소식통은 ‘요소수 대란’ 이후 한국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이처럼 평가했다. 최근 몇 년 들어 중국 내 한국 기업 비중은 작아진 데 반해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유럽연합(EU)과 호주 등 각국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중국의 31개 성·시 중 하나인 광둥(廣東)성 GDP는 2020년에 이미 한국의 실질 GDP를 앞섰고, 작년엔 명목 GDP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실리콘벨리’인 선전시를 품고 있는 광둥성에 이어 상하이를 옆에 두고 있는 장쑤(江蘇)성 경제도 지난해 기준 한국을 뛰어넘었다.
한국의 GDP는 2020년 1933조원이었다. 2021년 경제성장률인 4%를 대입하면 2010조원이 된다. 지난해 광둥성과 장쑤성의 GDP는 각각 8%, 8.6% 성장해 12조 4369억위안(약 2352조원), 11조 6364억위안(약 2201조원)을 기록했다.
아직 중국이 세계 2대 경제대국(G2)이라고 하면 믿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중국의 GDP가 커진 건 14억명이라는 ‘인구빨’이라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미 1인당 평균 GDP가 2만달러를 넘는 성·시 단위 지역이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등 3개에 달한다. 수도 베이징 1인당 GDP는 지난해 18만3937위안(약 2만85000달러)로 이미 선진국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의 지역별 격차가 크긴 하지만 더이상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만 보긴 어려운 현실이다.
한국 내 반중 정서가 커지면서 표심을 원하는 대선주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물론 중국의 일부 민족주의 네티즌들이 역사 인식 문제나 ‘김치, 한복’ 등 논란을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바로 잡아가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동시에 이렇게 커져가는 중국 시장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고, ‘요소수 대란’과 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무역 다각화를 모색 것은 새로운 지도자의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