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존 클라우저 "양자는 미래 기술, 진실은 관측서 나온다"
by강민구 기자
2023.06.27 18:37:07
전략기술로 양자 중요성 커져···주요국 시장 선점 경쟁
정부,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발표
윤 대통령 "양자경제시대로"···이종호 "양자 골든타임"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내 최대 양자 기술 관련 국제행사 ‘퀀텀 코리아 2023’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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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기술은 미래를 바꿀 기술이다. 진정한 현실은 자연에 대한 정확한 관측에서 나온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 박사는 최근 ‘퀀텀코리아2023’ 참석차 한국을 찾아 이같이 밝혔다. 존 클라우저 박사는 ‘양자 얽힘’ 현상을 실험으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은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과학자로서 과학적 관측과 ‘진정한 진실’ 알리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존 박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나쁜 과학으로 가득 차 있는데 진정한 진실은 자연현상을 관측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가 평생 연구한 양자기술은 분자, 원자, 전자, 소립자 등 아주 작은 세계를 다루는 물리학인 양자역학을 이용한다. 고전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얽힘’과 ‘중첩’이라는 현상을 이용하면 정보를 획득·전송·처리하는 새로운 방법을 탐구해 더 강력한 컴퓨터, 더 안전한 통신망, 더 정확한 센서 개발을 할 수 있다.
가령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와 완전 다른 체계를 적용한 컴퓨터로 슈퍼컴퓨터가 풀 수 없는 RSA 암호체계를 단 몇 분만에 풀 수 있다. 또, 양자라이더와 양자센서를 이용해 더 정확한 위치 정보와 주변 센싱으로 완벽한 자율자동차 개발에도 쓸 수 있다.
미국, 유럽연합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일찌감치 양자기술이 미래 산업 지형을 바꿀 기술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전략적인 투자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올해를 ‘양자 대도약의 원년’으로 정했다. 2035년 양자경제 구현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술개발, 인재양성을 추진한다. 아직 세계적으로 패권을 주도하는 기술이 없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27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중장기 비전과 종합적인 발전전략을 담은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을 통해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2035년까지 정부 2조 4000억원, 민간 6000억원 등 3조원을 투자해 양자 경제 체제를 구축한다. 양자시장 점유율을 10%까지 확대하고, 양자과학기술 활용 기업도 1200개까지 만들 계획이다. 특히 선진국 대비 62.5% 수준인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관련 기술을 85%까지 높일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보고회에 앞서 해외 석학과 국내 전문가, 젊은 연구자를 만난 자리에서 “양자기술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고, 경제·화학·보안·에너지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효과적인 연구개발 투자, 인력양성에 집중 투자해야 하며, 양자 과학과 기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경제적 가치를 넘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전략 보고회에서 “우리나라가 양자과학기술 개발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산업화는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골든타임의 기회가 남아 있다”며 “2035년께 양자경제가 열리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선도국이 되려면 산학연관이 손을 맞잡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