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메디톡스, 이번엔 금융감독원에 조사 요구
by박미리 기자
2021.06.18 17:46:44
대웅 "MT10109L·이노톡스 동일, 공시서 빠져"
메톡 "ITC 판결, 자체 개발 나보타 명기 안돼"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이번에는 공시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서로를 신고했다. 동시에 상대방이 제기한 의혹에는 강하게 반박했다.
대웅제약(069620)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공시 내용에는 아무런 오류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메디톡스(086900)가 “대웅제약이 나보타의 개발 경위를 수차례 허위로 공시하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결로 예견할 수 있는 피해 내용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낸 데 따른 입장이다.
당시 메디톡스는 ITC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했다고 판결했음에도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 품목 나보타’라고 계속 명기한 점, ITC 소송이 시작된 이후 나보타의 미국 판매 중단 등 예견된 리스크가 존재함에도 관련 고지를 제대로 안한 점 등을 지적했다.
올 4월 특허청의 검찰 고발(거짓행위의 죄), 5월 메디톡스의 미국 내 추가 소송 2건을 공시하지 않은 점, 실적 부풀리기 관행도 꼬집었다. 2013년 보톡스 ‘나보타’ 수출금액을 공시에 기재된 2899억원보다 많은 5200억원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2016년 ‘피타바스타틴 칼슘정’의 수출금액을 728억원으로 공시한 후 17억원으로 정정 공시한 게 제시된 사례다.
일단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지적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ITC 소송 고지와 관련해서는 공시 기준에 따라 해당 내용을 충실히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우발채무와 약정사항’ 항목에 ITC 최종결정,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 등의 대응을 공시했다는 게 대웅제약이 제시한 근거다. 올해 소송 관련해서는 3월 이후 일로 1분기 보고서 공시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나보타 수출 계약금액은 2900억원으로 공시한 후 보도자료도 3000억원으로 배포했다고, 피타바스타틴 계약은 총 수출계약금은 728억원이 맞고 정정공시를 통해 계약금 17억원을 추가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웅제약도 앞서 공시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금감원에 메디톡스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무허가 원료 사용, 시험 자료 조작에 대한 검찰 수사와 식약처 조사결과, 메디톡스가 미국에 수출하기로 한 MT10109L과 이노톡스가 동일하다는 내용, 중국 밀수출에 관여한 내용 등에 대한 공시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시 메디톡스도 대웅제약의 주장을 즉각 반박한 바 있다. 메디톡스 측은 “MT10109L은 미국 및 유럽 등 각 국가별 기준에 따라 임상 3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2021년 시판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며 “MT10109L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 관련 자료에도 ‘MT10109L이 이노톡스와 다른 제품’임이 명시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의구심도 명화히 밝히겠다”며 대웅제약에 다시 한번 공개토론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