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하나씩 할게요”..'화기애애' 했던 방통위원장-통신3사 CEO 간담회

by김현아 기자
2017.09.06 14:44:3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아이고. 하나씩 (스마트시티) 주시면 좋겠네요.(통신사 CEO)”

“제가 국토부 장관과 면담 주선해 볼까요?(이효성 방통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달개비에서 황창규 KT 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만나 ICT 산업 발전을 논의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통신 CEO들을 만났지만, 독대 형식으로 이뤄져 3사 CEO들이 한꺼번에 통신정책 당국 수장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1시간 남짓 이뤄진 조찬 모임에서 통신비 인하 이야기는 없었고,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미래 먹을거리 및 일자리 창출 같은 거대 담론이 오갔다.

이 위원장이 모두 발언에서 통신방송 이용자 보호와 약자에 대한 관심,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언급한 뒤 주로 CEO들의 의견을 듣는 분위기였다.

왼쪽부터 SKT 박정호 사장, 방통위 이효성 위원장, KT 황창규 회장, LG 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이다. 방통위 제공
황창규 KT 회장이 이동전화 가입자의 해외 로밍 정보와 가입자 정보를 분석해 국내 접촉자가 누군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메르스 같은 감염병 확산을 막은 사례를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빅데이터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통위-과기정통부 첫 업무보고 때 언급한 스마트시티 활성화의 후속대책을 이야기할 때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께서 시범사업이 아니라 스마트시티를 제대로 한번 해 봤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국토부 업무보고 때 다시 챙기겠다고 하셨다. 오늘 조찬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며 “CEO중 한 분이 ‘저희들도 잘하고 있는데 하나씩 주시면 좋겠네요’라고 하시자, 위원장께서 ‘국토부 장관과 면담을 주선해 볼까요’라고 하시기도 했다”고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위원장과 CEO들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차질 없이 5G를 세계 최초로 시범 서비스하자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황 회장 등은 “5G 표준은 인텔이나 퀄컴 등 글로벌 회사들도 한국이 제시한 스펙을 많이 가져다 디자인한다”며, 우리나라의 5G 기술 리더십을 언급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조찬 이후 기자들을 만나 “KT가 주축이 돼 5G를 선도하고 있다. 정부에서 정말 지원해 줘야 한다”며 “SKT나 LG 등도 잘하는 부분, 고충도 말씀하셨다. 도와드릴 것은 도와드려야 한다. 어떻게 규제기구와 통신사 간에 서로 협력해 대한민국의 먹을거리, 대한민국의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을까, 미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성장을 만들어 내고 고용하고 그런 이야기를 드렸다”고 말했고,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는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지만 산업도 활성화해야 일자리도 늘어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조찬 회동은 7시 30분부터 시작됐다. 가장 먼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도착했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이 도착했다. 박 사장은 다른 CEO들과 달리 식당 80미터 앞에서 차에서 내려 걸어왔고, 명패 없이 자연스럽게 앉기로 한 자리도 문쪽 자리에 먼저 앉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SKT 박정호 사장, KT 황창규 회장, LG 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방통위 김재영 이용자정책국장, 방통위 이효성 위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