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긴 터널의 끝 보인다…일상 전환 원년될 것”
by이지현 기자
2023.02.07 15:09:13
질병관리청장 취임 51일만에 첫 기자간담회
방역 자신감 해외서 취명률 낮은 이유 묻기도
WHO 비상사태 해제 전격리의무 해제 계획無
[오송=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시점인 것은 분명합니다. 올해는 비상단계를 끝내고 일상으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취임 51일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같이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질병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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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3년여가 지났다. 누적 3027만명이 확진됐고 3만3624명이 숨졌다. 7번의 대규모 유행을 거치는 동안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됐고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 규모가 1만명대로 줄어든 상태다.
지영미 청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마도 우리 곁에서 아주 오랫동안 어쩌면 영원히 함께해야 하는 바이러스로 남을 수도 있겠지만, 방역당국도 이제는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단계의 종료가 조금씩 가까워져 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의 국제공중보건 비상상황을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30일로 실내마스크 1단계를 해제했다. 실내마스크 규제 전면해제와 확진시 격리기간 7일도 WHO의 결정을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은 오는 5월 11일을 기점으로 공중보건 비상상태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5월을 기해 상황은 더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지영미 청장은 “WHO의 비상사태 해제 전에 등급 조정을 한다든지, 격리의무를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그전에 전문가들과 논의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비상상황에서 벗어난 이후도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낮춰지면 독감처럼 일반 의료체계에서 관리된다. 백신 비용과 치료비도 환자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지 청장은 “비상상황에서 벗어나더라도 상시적으로 코로나에 대한 백신접종 등을 국가에서 어떻게 관리할 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한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일부터 중국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과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하고 입국 전후 검사를 의무화했다.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항공기에 탑승할 때는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에 국내 주소지 및 연락처를 등록하도록 했다. 이같은 상황에 중국 관광객의 제주 방문이 회복하지 못하자 오영훈 제주지사는 중국인 무비자 지역인 제주만이라도 중국 관광객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재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영미 청장은 “중국에서 출발한 모든 비행기가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고 있어서 제주도만을 특정해서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중국에서의 확산세와 우려했던 변이주 발생도 나타나지 않아 입국 전후 검사와 큐코드의 경우 이달 말까지 유지하되, 단기비자 발급제한 등의 조치 등의 경우 중국 상황을 반영해 조기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한 매체는 우리나라의 낮은 사망률에 대해 질병청에 취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영미 청장은 “의료대응이 우리가 완벽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빨리 진단하고 격리하고 치료하는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 확진자가 많은 이유가 아직도 진단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이게 사망을 줄이는데 도움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대응 중장기 전략’을 마련 중이다. 이를 위해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실용적 데이터 개방과 활용 △조직 효율화 합리화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 선도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 청장은 지난 3년간의 코로나 방역에 대해 “잘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메르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히 빨리 진단체계를 확립하고 빨리 환자를 격리, 치료해 사망률을 상당히 낮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고위험군이 백신접종에 추가로 잘 참여해서 올해 동절기 백신접종 전까지 안전하게 보호돼 사회가 일상회복에 한걸음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