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주식·채권에 투자자들 '멘붕'…대안은?

by고준혁 기자
2022.02.18 16:29:14

주식·채권 동반 하락…우크라 사태·연준 긴축 예고 탓
불확실성 지속 관측에 CDS로 매수세 몰려
CB, 채권·주식 둘 중 하나 올라도 일정 수익 가능
"불확실의 시기 가장 안전한 건 현금"이란 의견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있다. 높은 물가를 잡으려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강한 긴축을 예고하는 있는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과 채권은 모두 하락하고 있다. 연준의 긴축이 예고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격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달러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로 구성된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인 LQD는 연초 들어 7% 하락해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같은 기간 7.3% 하락했고, 나스닥은 11% 내렸다.

로이터는 “올해 들어 채권과 주식의 동반 하락은 오래된 투자전략에 타격을 입혔다”며 “주식 하락에 대비해 채권을 사는 전략은 먹히지 않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보통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돼 하나가 오르면 하나는 내리는 등 둘은 역(逆)상관관계로 여겨진다.



이같은 상황에 주식도, 채권도 아닌 지난 몇 년간 외면받았던 자산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신용부도스와프(CDS)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분간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는 입장이다. CDS 지수인 ‘마킷 CDX 북미 투자 등급 지수’는 스프레드는 이날 64bp로 올해 17bp 올라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확대된 것이고, CDS 투자자로선 돈 벌 기회가 확대됐단 의미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루퍼인베스트먼트의 맷 스미스 매니저는 “회사신용 관련 상품을 담은 적이 없지만, 지금은 CDS를 꽤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환사채(CB)에 대한 매수도 늘고 있다고 전해졌다. CB는 원한다면 향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지금처럼 주식과 채권이 하락하며 같은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에서 벗어나, 역방향으로 전환될 시 CB는 어느 쪽이든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채권이 오른다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되고, 주식이 오른다면 전환하면 되기 때문이다. 전환사채(CB) 전문 투자회사인 웨슬리 자산운용사의 사장인 마이클 밀러는 “갑자기 잊힌 자산군인 CB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ACM 펀드의 칸 매니저는 작년부터 미국채 가격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에너지 운송 산업과 관련된 금융상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이 불확실한 시기 확실한 자산은 다름 아닌 ‘현금’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은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