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부터 카페까지…거래소 각종 논란 신중 검토"(종합)

by이지현 기자
2022.01.25 15:37:32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신년 간담회
혁신선도 자본시장 2022 핵심전략 공개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는 먼저 투명하게 신고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행사하는 게 적절하다. 중론이 모이면 상장과정에 참고해 이행되도록 하겠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에서 진행된 신년간담회를 통해 최근 논란이되고 있는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대응방안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류영준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377300) 경영진 8명은 상장 한 달만인 지난해 12월 주식 총 44만주를 대량 매도해 900억원에 달하는 시세 차익을 거뒀다. ‘먹튀 논란’에 주가는 곤두박질 쳤고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류영준 대표는 지난 10일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자리에서 자진사퇴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사태 재발을 막기위해 관련 제도를 들여다보고 있다. 대선주자들도 관련 공약을 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신규 상장 기업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기간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무제한 장내 매도를 특정 기간 내 일정 한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내부자 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손병두 이사장은 “사견으론 금지제도가 시장친화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선 정보가 투명 공개되는 환경 조성이 선제적인 태도여야 한다. 일정기간이 자난 후 행사하도록 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며 재점화된 기업들의 물적분할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이사장은 “물적분할로 모자회사가 같이 상장을 못하게 금지하는 방안과 상장심사 때 소액주주 의견을 수렴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항목에 반영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 방안에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나 신주인수권 부여의 경우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상장심사를 할 때 모회사 주주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여부를 검토의견에 포함하는 건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며 “거래소에서 실행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이후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가 24일에서 2월로 미뤄지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금이 묶여있는데다 상폐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손 이사장은 “오스템임플란트 측의 자료제출 지연으로 불가피하게 검토절차가 연장된 것”이라며 “이같이 검토기한 연장은 흔한 일이다.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부는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래소도 차액결제선물환(NDF) 청산 등의 업무 등을 새롭게 도입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을 마련했다.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거래소도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손 이사장은 “외환거래 자유화, NDF 장내청산 문제를 청산결제본부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MSCI 지수 편입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방과 함께 지수편입 걸림돌로 꼽히는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 또다시 국내 시장이 외국인의 놀이터가 될 거로 우려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를 의식해서다.

손 이사장은 “선진자본시장으로 발돋움하려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부분재개를 언제까지 어떤 수준으로 가져갈지에 대해선 컨센서스가 마련돼야 그 다음단계를 갈 수 있을 거다.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정부 당국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손병두 이사장은 2022년 혁신선도 자본시장을 향한 한국거래소 4대 핵심전략을 공개했다. △한국증시 레벨업 △확고한 시장신뢰 △ESG 이니셔티브 △거래소 체질전환 등이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코스피 3000시대, 코스닥 1000선 회복,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실적 달성 등과 같은 의미있는 성과가 있음에도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올해를 핵심시장관리자로서 기회와 더 큰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