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승부수 통했다..윤활유시장 세계 3위 '우뚝'
by성문재 기자
2014.10.06 15:53:51
렙솔과 합작 스페인 공장 상업생산 돌입
울산·인니·스페인서 日 7만 배럴 생산 가능
세계 3위 업체 도약..유럽시장 교두보 마련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전략이 또한번 값진 결실을 맺었다.
SK루브리컨츠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스페인 렙솔(Repsol)과 함께 건설한 스페인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이 지난 6일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가면서 SK루브리컨츠는 엑손모빌, 쉘에 이어 세계 3위의 윤활기유 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
| 세계 윤활기유 업체별 생산량 순위(자료: SK루브리컨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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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은 고급 윤활유의 원료인 고급 윤활기유를 하루 1만3300배럴(연 63만t)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이에 따라 SK루브리컨츠는 울산·인도네시아·스페인 등 3개 공장에서 하루 7만800배럴(연 350만t)의 윤활기유를 생산하게 됐다.
이번 스페인 윤활기유 합작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추진해 온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 전략의 최대 결실 중 하나다. SK 단독 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고 각 분야 대표 외국 기업과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해 현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전략을 10년 전부터 펼쳐온 최 회장은 페루LNG 사업 등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게 된 안토니오 브루파우 렙솔 회장을 지난 2011년 직접 찾아가 이번 합작사업을 성사시켰다.
최 회장은 당시 “고급윤활기유 분야에서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전략지역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며 합작사업을 진두 지휘했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연비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시설 확충이 필요했다”며 “경영진이 직접 해외 파트너사를 찾아 발로 뛴 결과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계열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첫 단추는 SK루브리컨츠의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합작에서부터 맞춰졌다. SK루브리컨츠는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두마이 제3 윤활기유 공장을 완공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페르타미나의 저가 원료 공급 경쟁력과 SK루브리컨츠의 고급 윤활기유 생산 기술이 시너지를 낸 것이 SK루브리컨츠가 고급 윤활기유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시장 공략에도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함께 설립한 우한 에틸렌 합작 프로젝트, 일본 JX에너지와의 울산 파라자일렌(PX) 합작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넥슬렌(고부가 폴리에틸렌) 합작법인 등도 SK이노베이션이 이룬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적인 성과다.
SK의 윤활유 사업은 사실 지난 1995년 출발 단계에서는 순탄치 않았다. 환경 규제, 차량 연비에 대한 인식이 크지 않았던 탓에 고급 윤활기유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회장은 성장의 해법을 해외에서 모색했고 최적의 사업 파트너를 찾는 데 집중한 결과 SK 윤활유 사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이항수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SK루브리컨츠는 원료와 시장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스페인 공장을 교두보 삼아 글로벌 윤활기유 메이저 업체로 더 큰 도약을 이뤄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각 분야 메이저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SK의 글로벌 영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