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골프계 큰손 유신일 한국산업양행 회장, 日 골프장 추가 매입
by이건엄 기자
2024.07.29 18:44:19
한국산업양행, 자회사 HJ 통해 니가타현 CC 매입
18홀 규모 이시지 시사이드 CC…100억 안팎 예상
회사측 “지속 운영보다는 재매각 등 다른 방안 고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골프업계 큰손인 유신일 한국산업양행 회장이 일본 니가타현에 위치한 18홀 규모 골프장을 추가 매입했다. 일본 원정 골프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속된 엔저 영향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대에 매물이 나오자 한국산업양행이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이시지 시사이드 컨트리 클럽.(사진=이시지 시사이드 CC 공식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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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양행은 자회사 HJ를 통해 일본 니가타현 카시와자키시 소재의 이시지 시사이드 컨트리 클럽(이하 이시지 시사이드 CC)을 인수했다. 이로써 한국산업양행이 일본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은 기존 9개에서 10개로 늘었다.
1988년 설립된 한국산업양행은 골프장 관련 농업용 기계 및 장비 도매업을 주력으로 한다. 골프장 카트 등 관련 용품은 물론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골프장을 매입해 직접 운영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양행을 이끌고 있는 유신일 회장은 국내외 골프업계 큰손으로 통한다. 유 회장은 미국 센추리골프파트너스와 합작해 미국 PGA 웨스트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글로벌 골프장을 매입해 왔다. 현재 한국산업양행은 일본과 미국에 총 26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18홀 규모의 이시지 시사이드 CC는 해안선을 끼고 있어 필드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또 바다와 맞닿아 있는 만큼 바람이 많이 불어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같은 특성 탓에 현지 보다는 한국을 비롯한 해외 골프 관광객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업양행이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밝히진 않았으나 현지 시세에 따라 인수합병(M&A)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도쿄 등 핵심지역 외의 골프장은 100억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가타현의 규모가 소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산업양행이 이시지 시사이드 CC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지에는 의문부호가 달리는 상황이다. 기존 운영을 목적으로 인수한 해외 골프장과 달리 재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직접 운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산업양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내부 논의 단계”라며 “지속적인 운영 계획을 갖고 있는 사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양행의 이번 인수로 국내 기업들의 일본 골프장 인수 행렬도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골프장 인수사례는 많았지만 최근 엔저 현상이 심화하며 이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골프 관광 수요를 겨냥해 개인은 물론 기업까지 현지 골프장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일본 골프장 인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초 용평리조트는 일본 큐슈 서부 나가사키현 운젠시 소재의 아이노CC와 시마바라CC를 운영하고 있는 아이노리조트개발을 인수했다.
지난해 일본 골프장 딜을 주도한 싸이칸홀딩스 역시 세 곳의 골프장을 한 번에 인수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싸이칸홀딩스는 지난해 사가현의 텐잔 컨트리클럽과 싸이칸위너스 골프클럽(전 위드인 스타일 골프클럽), 나인스톤 골프클럽(전 기타 컨트리클럽)을 차례로 인수한 바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엔저와 골프 관광 확대에 힘입어 많은 투자자들이 일본 골프장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그린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중 61%, 주말 54% 상승해 일본 대비 2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엔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 골프장 접근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최근 900원대를 회복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