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발전 무산된 송도, 열에너지 부족 사태 우려

by이종일 기자
2023.06.12 16:34:24

올 초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무산
송도 인구·기업 늘지만 열원 확보 실패
공급업체, 2027년 열에너지 부족 전망
이순학 의원 "신규 열공급원 확보 시급"

인천종합에너지㈜가 운영하는 송도열병합발전소 전경.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송도에서 연료전지발전소 건립 사업이 무산된 뒤 열에너지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시가 출자한 인천종합에너지㈜는 2027년부터 송도지역에서 열에너지가 부족해질 것으로 분석해 관련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12일 인천종합에너지㈜에 따르면 이 업체는 송도열병합발전소에서 연평균 65만5000기가칼로리(G㎈)의 열에너지를 생산해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하고 있다.

해당 용량은 송도국제도시에서 1년 동안 필요한 열에너지 79만3000G㎈에 못미쳐 인천종합에너지㈜는 인천 동구 제철업체, 인천연료전지㈜ 등에서 13만8000G㎈를 사서 공급한다. 열에너지는 냉·난방 등에 필수적인 것이다.

연수구 송도 신도시는 신축 아파트가 계속 증가하고 기업체도 늘고 있어 2027년부터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많아져 열에너지 부족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인천종합에너지㈜는 분석했다.

송도소각장 증설 등을 하면 열에너지 생산이 늘어 2027년 공급량은 116만G㎈까지 증가할 수 있지만 수요량은 이보다 10만G㎈ 높은 126만G㎈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30년에는 연간 수요량이 154만G㎈로 늘어나 시간당 170G㎈ 이상의 열에너지가 부족할 수 있다고 이 업체는 설명했다.



앞서 송도에서는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미래엔인천에너지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올 초 무산됐다. 이 사업은 송도 액화천연가스(LNG)기지 안 2만여㎡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인 100㎿(메가와트)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짓는 것이었다. 송도주민과 연수구는 LNG기지에 대규모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서면 사고 위험성이 커진다며 발전소 건립을 반대했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는 지난해 12월 LNG 기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안건에 대해 ‘보류’를 결정했고 한국가스공사 등은 해당 사업의 특수목적법인(SPC)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인천종합에너지㈜는 송도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건립될 경우 2028년까지 송도에 열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전소 건립이 무산돼 열원 추가 확보가 어렵게 됐다.

인천에서는 인천종합에너지㈜ 외에도 미래엔인천에너지, 청라에너지㈜ 등이 연수구 구도심, 남동구, 서구 등에 열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송도지역의 부족분을 해소할 만큼의 열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다.

인천종합에너지㈜ 관계자는 “미래엔인천에너지나 청라에너지㈜는 송도에 공급할 여력이 안된다”며 “2027년부터 송도에서 열에너지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학(서구5)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의원은 “열에너지 부족 사태에 대비하려면 신규 열에너지 공급원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