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XXX야! 배신자"…'서해 피격사건' 유족, 서욱에 항의

by권혜미 기자
2022.10.21 18:03:33

'영장심사' 받고 법원 나서던 서욱에 항의
고(故) 이대준씨 친형 "이 배신자" 욕설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사실 은폐 등의 혐의를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던 중 공무원 유족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

21일 오전 10시부터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공용전자기록손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서 전 장관의 영장실질심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됐다.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심사가 끝난 후 서 전 장관은 오후 1시 53분경 법원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서해 피살 공무원’인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갑자기 달려들어 소란이 발생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피해자 고(故) 이대준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1일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빠져나가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게 항의하다가 법원 직원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씨는 서 전 장관을 향해 “야 이 XX야 거기 서 봐”라고 말하며 현장에 설치된 통제선을 넘었고, “야 서욱 이 XXX야”, “이 배신자”라며 거듭 욕설을 뱉었다.

법원의 경위들이 곧바로 이씨를 제지하자 서 전 장관은 이후 검찰 승합차에 탑승해 서울구치소로 출발했다. 이씨와 서 전 장관의 직접적인 접촉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오전 9시 40분경 법원에 출석했던 서 장관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으며, 법원을 나설 때에도 “혐의 소명을 어떻게 했는가”란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을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후 이씨는 취재진에게 “지난 정부는 국가가 한 무고한 공무원을 간첩으로 몰아갔다”며 “어떻게 국가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국가 공무원을 간첩으로 몰아가나. 이 사건은 용서해서도 그냥 넘어가서도 안 될 엄청난 사건”이라며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서해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가 실종 후 북한군 총격에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다.

당시 해경은 A씨가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등을 근거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서해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향해 달려드는 중 경호원들에게 제지 당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 6월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A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면서 “어업지도선 공무원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서 전 장관은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는 당시 정부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의 감청 정보 등이 든 군사 기밀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거나 합참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허위 공문서 작성·공용전자기록 손상 등)를 받는다.

구속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서 전 장관은 서울 구치소에서 대기하게 되며, 법원 결정은 22일 새벽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