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잭팟' 부울경 분양시장도 살아날까?

by김용운 기자
2020.06.09 14:10:29

조선업 회복 따른 부울경 부동산 시장 기지개
올 6~7월 분양물량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9% 급증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지역 내 기반 산업인 조선업 불황으로 부동산 시장도 침체에 빠졌던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부울경)에 다시 분양 열풍이 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최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으로부터 총 23조6000억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에 성공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이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국내 대형조선사가 있는 부울경은 지역경제에서 조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조선산업의 업황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동조화하는 현상을 보여 왔다. 실제로 조선업 수주가뭄이 시작됐던 2010년대 중반부터 부울경 지역은 미분양의 증가와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뚜렷했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부산지역은 2014년 고점 대비 집값이 10.1%가 하락했으며 울산은 17.8%, 경남은 21.1%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LNG선 수주 소식과 함께 부울경의 부동산 시장도 저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경남권 대표적인 조선업 지역인 거제시의 경우 올해 1월 1606가구가 미분양이었지만 지난 4월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1363가구 규모로 줄어들었다.



건설사들은 이런 상황을 발빠르게 감지해 올 여름에 집중적으로 분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인 리얼투데이가 6월과 7월 부울경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총 12개 단지 1만8725세대가 공급되며 이 중 일반분양은 9435가구(미확정 제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공급물량을 살펴보면 △부산시 5개 단지 9294가구(일반분양 5442가구)△울산시 2개 단지 822세대(일반분양 822세대)△경남 5개 단지 8609가구(일반분양 3171가구/ 미정 제외)등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 공급량이 149%(7507→1만8725가구) 상승한 수치다.

올 여름에 분양하는 부울경 아파트 가운데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아파트 단지는 3곳 정도로 압축된다.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이 울산시 중구 성남동에 이달 분양예정인 ‘울산 태화강 아이파크’다. 총 377실 규모 아파텔이다. 이 외에도 같은 달에 대우산업개발이 김해시 삼문동에 분양하는 ‘이안 센트럴포레 장유’(1347가구 중 일반분양 366가구)와 대우건설과 쌍용건설이 경남 창원시 교방동에 분양하는 ‘교방 푸르지오예가’(1538가구 중 일반분양 875가구) 등 3개 단지는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부울경 지역 내 신규 분양 열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란 평가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부울경 지역은 지역 내 주력산업인 조선업의 불황 탓에 최근 4~5년간 부동산 시장 또한 침체기를 맞았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데다가 최근 코로나 정국이 생활 속 방역으로 전환하자 그간 미뤘던 분양 물량을 건설사들이 한꺼번에 쏟아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