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불붙은 국정화 논란…黃 "유신 찬양 교과서 만들지 않을 것"(종합)

by김진우 기자
2015.10.13 16:48:04

黃총리, 현행 교과서 편향성 조목조목 예로 들며 국정화 불가피성 설명
野 의원들, 국정 역사교과서가 친일과 유신 미화하는 게 아닌지 의심
"다수의 편집위원들 위촉해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역사교과서 만들 것"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예정고시 여파가 이튿날인 13일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으로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를 상대로 국정 역사교과서가 친일과 유신을 미화할 수 있다며 우려했고, 황교안 국무총리는 현행 검정 교과서가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정화가 불가피하다는 정부 입장을 확인했다. 황 총리는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교과서를 만들겠다며 결과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백재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가 무리수를 둬 가면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었고, 황 총리는 “우리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역사교과서가 많은 왜곡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고 국정화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주장하는 주체사항을 무비판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6·25 전쟁 발발이 북한뿐 아니라 남한에도 책임이 있는 것처럼 서술됐다” “ 한국전쟁 당시 국군에 의한 양민 학살만 소개하고 북한군의 학살은 소개하고 있지 않다”고 조목조목 예를 들었다.

황 총리는 백 의원이 ‘식민지 역사를 근대화로, 유신 독재를 부국 초석을 놓는 과정으로 후대에 가르치려는 게 아니냐’고 묻자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런 시도가 있다면 제가 막겠다”고 밝혔다. ‘국정 교과서가 친일을 미화하고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유신을 찬양하는 교과서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수의 전문가들을 편집위원으로 위촉하고 집필진을 구성해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역사에 근거한 교과서를 만들 계획”이라며 “그 결과를 봐주시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의견을 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열 새정치연합 의원이 ‘정치적 목적으로 역사교과서 선택을 배제하지 말도록 한 유엔 권고에 위배된다’고 지적하자, 황 총리는 “우리나라는 분단돼 안보상의 많은 위협을 수시로 받고 있다”며 “유엔 권고라 하더라도 우리 특수성을 고려해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황 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5·16을 군사 쿠데타로 보는지, 혁명으로 보는지’ 거듭되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우리나라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하고 있다는 헌법 조항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황 총리는 백 의원이 ‘총리가 서술한 책에 5·16을 혁명이라고 했는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쿠데타로 규정했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자 “여러 분들이 여러 의견을 갖고 있다”며 “역사적 사건에 관해 법원 판단이 특정 사안을 규율하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의견 제시”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이 ‘올해가 임시정부를 계승한 건국 70주년인지, 광복 70주년인지’ 질문하자 “그런 부분은 지금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노동개혁 추진과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 등을 거론하는 데 주력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화력을 집중한 야당과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