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50bp 금리인상..인플레·자본유출에 대응

by이정훈 기자
2014.07.25 21:35:55

러시아 중앙銀, 8.0%로 인상..넉달새 2%p나 올려
"인플레 위험 커졌다"..추가인상 가능성도 시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50bp)나 인상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을 거론하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긴장 사태를 유발하고,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시킨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 반군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제재를 받으며 궁지에 몰려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중앙은행은 2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인상한 8.0%로 결정했다. 이로써 러시아의 기준금리는 지난 3~4월부터 지금까지 무려 2.0%포인트(200bp)나 인상됐다.

은행측은 이날 통화정책 결정문을 통해 “지정학적 긴장 상황과 그로 인해 루블화에 미치는 영향, 세금과 관세정책의 잠재적 변화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루블화가 평가절하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됐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러시아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6월 전년동월대비 7.8%나 상승했고, 에너지와 음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7.5%나 뛰었다. 이는 올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전망하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6.5%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미국과 EU 등의 잇딴 경제 제재로 인해 대외자본이 러시아를 빠져나가는 것을 어느 정도 제어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은행측은 “대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만약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