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동욱 기자
2012.07.16 18:10:18
부동산 연구기관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분석
수도권,호재없어 거래침체..중대형 하락폭 커질 듯
지방,상반기 상승세 불구 급등세 멈출 전망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올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쉽게 걷힐 것 같지가 않다. 우선 하반기에도 거시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주택시장 발목을 잡았던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미국, 중국 등 주요 선진국으로 옮겨붙으며 경기 회복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국내 경제성장률은 물론 민간 소비도 얼어붙게 만들어 주택시장 수요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올 하반기 국내 주택시장 역시 이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침체-지방 활황’의 매매시장 2중 구조가 하반기 들어 ‘수도권 거래 침체 심화-지방 상승률 둔화’의 구조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연구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침체 지속이라는 기본 시각에는 이견이 없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수도권 집값이 상반기대비 2%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집값 예상치(-1.1%)보다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본 것. 준공물량 증가로 공급이 이어지고 있지만 반대로 경기 불황 여파로 주택 수요는 줄었다는 것이 건산연이 내세운 근거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이 증가하고 있고, 매각가율도 낮아져 저가 물건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 불안으로 수요를 견인할 요인은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건산연이 대법원 경매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상반기 법원에 나온 수도권 경매건수는 전년동기대비 23.6% 증가했다. 매각되는 금액은 74.2%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매물로 나온 전체 물건 중 30%만 거래됐다. 또 하반기 준공물량은 상반기(18만7000가구)보다 많은 20만가구로 추산돼 공급이 수요를 웃돈다는 것이 건산연의 주장.
주택협회 등이 설립한 주택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수도권 집값이 약보합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거래·가격·미분양 약세-공급 강세’의 혼조를 보이는 가운데, 가격 상승요인보다는 가격 하락요인과 불확실요인이 더 많다고 진단했다. 유로존 리스크 확대 등 거시경제 여파로 침체가 이어지겠지만 19대 국회 개원, 차기정권의 대선 공약 수준 등이 변수로 작용해 반등의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수도권 중대형 집값이 상반기대비 3~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상황 등을 종합할 때 하반기 중대형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라며 “단 소형은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은 작년처럼 큰 폭의 상승세는 없겠지만 1.5~2%정도 미미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세종시, 혁신도시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온기가 퍼지는 등 국지적인 반등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건산연은 지방 집값이 상반기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집값 상승률 2.4%보다 0.9% 낮은 수준이다.
허 연구위원은 “허 연구원은 “지방은 아파트 계약률이 58%로 과열된 청약 분위기와 달리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신규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집단대출은 이어지고 있어 수요자의 구매여력이 좋지 않다”며 “작년 집값 상승 여파로 주택구입부담도 상당히 커졌다”고 분석했다.
주산연 역시 지방 집값 상승률은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 집값 상승률이 미미했던 울산, 대구 등과 세종시, 혁신도시 등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국지적인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덕배 연구위원은 “현재 지방 집값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지방은 강보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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