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美 압박에 中 맞춤형 AI칩 수출 제동 걸리나
by양지윤 기자
2024.03.05 15:08:32
AMD, 수출 조건 충족한 칩 수출 추진
상무부 "여전히 고성능"…라이선스 취득 요구
AMD 라이선스 신청 여부 불투명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에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추진 중인 미국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인 AMD가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제한을 피하기 위해 맞춤형으로 칩을 설계했지만, 상무부가 라이선스 취득을 요구하면서 수출이 불투명해진 탓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수출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AMD가 중국 시장에 맞춤형 AI 칩을 판매하려다 미국 정부의 첨단 기술 통제라는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0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나 AI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하며 대중 첨단 기술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AMD는 이같은 통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이외 국가에 판매하는 칩보다 성능이 낮은 제품을 설계해 상무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해당 칩이 여전히 “너무 강력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상무부 산업안보국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AMD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상무부 산업보안국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AMD가 라이선스를 신청할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이 군사적 우위를 점할 것을 우려해 AI 모델을 개발할 수있는 최첨단 반도체와 칩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의 수출을 제한해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10월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등의 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지난해 10월에는 앞서 발표한 수출통제 조치 때보다 사양이 낮은 AI 칩에 대해서도 중국으로의 수출을 금지하는 규제를 추가적으로 마련했다. 중국 기업들이 수출 통제를 우회하자 원천 차단에 나선 것이다.
엔비디아도 즉각적으로 성능을 낮춘 수정 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나 AMD는 중국용 새로운 AI 프로세서 개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AMD의 중국 맞춤형 제품은 ‘MI309’로 불린다.
블룸버그는 “어떤 중국 고객이 AMD AI 칩을 구매하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텐센트홀딩스와 바이두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현재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충분히 비축, 챗봇의 기능을 1~2년 더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 테크놀로지스는 자체적으로 AI 반도체와 칩 제조 역량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결국 중국 기업들이 금지 조치로 인한 미국 업체들의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