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만배 허위인터뷰' 수사 가속…칼날 이재명 향하나

by이배운 기자
2023.09.06 16:29:36

정치권 조직적 개입 의심…이재명 배후론도 '솔솔'
이재명·김만배, 대장동 수사서 공동체 관계 의심
金 "지분 절반 그분 것"…'그분 의혹' 재소환 하나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검찰이 대장동 사업 핵심 인물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도 수사의 칼날을 겨눌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만배씨 (사진=연합뉴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김 씨의 주거지, 화천대유 사무실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팀은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을 이날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출석 시간을 놓고 혼선이 빚어져 조만간 재소환할 방침이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거짓 인터뷰를 보도해 주는 대가로 김 씨로부터 1억6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씨는 자신의 책 3권을 김 씨에게 팔면서 부가가치세를 더해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청탁 대가로 돈이 오간 것으로 판단하고 배임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대장동 자금책인 조우형 씨 수사를 무마해 줬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6개월 뒤 대선을 사흘 앞둔 시점에 문제의 인터뷰 음성 파일을 보도했고, 민주당은 해당 보도를 근거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은 이재명 대표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공세를 펼쳤다.

검찰 등 법조계는 이 같은 허위 인터뷰 제작·확산은 김 씨의 단독 행각이 아니라 정치권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당시 라이벌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 역시 허위 인터뷰의 최종 수혜자고, 공개 토론회에서 해당 보도를 적극적으로 인용했던 점 등에 비춰 개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이 대표와 김 씨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 단계부터 밀착 관계를 의심받았단 점도 허위인터뷰 개입 의혹을 뒷받침한다.

앞서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은 김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중에 이 대표의 몫으로 428억원(천화동인 1호 지분)을 빼놨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검찰이 확보한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김 씨는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천화동인 1호가 내 것이 아닌 걸 잘 알지 않느냐”, “절반은 그 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씨가 언급한 ‘그 분’은 당시 성남시장인 이 대표를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랐지만, 이 대표와 김 씨가 서로의 관계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결국 ‘428억원 약정 의혹’은 공소장에 적시되지 못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과 이를 위한 공약 달성 등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를 저질렀다고 적시했지만, 개발이익을 독식한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간 연결고리가 약해 범행 동기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허위 인터뷰 의혹은 이 대표와 김 씨가 사실상 정치적·경제적 운명 공동체 관계였음을 입증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의혹을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검찰 수사는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날 성명을 내 “대장동 주범과 언론인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 사건이라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관련 질의에 “선거 직전에 혼란을 주기 위한 가짜뉴스는 대단히 큰 범죄”라며 “검찰이 반드시 투명하게 수사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