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트렌드 '올해의 차' 제네시스 G70..지난달 미국 판매 갸우뚱?

by남현수 기자
2019.01.11 14:44: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미국 유명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렌드는 지난달 제네시스 G70을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제네시스 G70은 지난해 9월말 미국에 런칭,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제네시스의 대표적인 스포츠 세단이다.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는 깊이 있는 분석과 깐깐한 평가로 미국 내에서 상당한 권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모터트렌드 편집장인 앵커스 맥켄지는 G70 올해의 차 선정에 대해 “BMW 3시리즈의 야성을 넘어서기 위해 토요타, 닛산, 혼다. GM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끝내 실패했고 마침내 제네시스 G70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모터트렌드 심사위원들은 “G70은 인피니티 G37보다 고급스럽고,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로우며 아우디 A4보다 날쌔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예를 들어 벤츠)에 밀리지 않는 디자인이다”라고 치켜 세웠다 긍정적인 내용들이 다수 차지한다.

이처럼 모터트렌드 올해의 차에 G70이 선정됐다는 사실에 현대차는 고무됐고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G70의 미국 판매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

모터트렌드 전문기자와 심사위원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G70의 주행성능과 디자인은 독일 프리미엄 경쟁 모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우수하다는 평이 주류다. 이런 호평과 달리 미국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G70 구매에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다는 얘기다. G70뿐 아니라 제네시스 전체 라인업의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미국서 팔리는 G90, G80, G70의 판매량을 다 더해도 최근 6개월 동안 월 평균 500여대 정도에 불과하다.

G70만 따로 보면 9월 1대(9월말 출시에 따른 수치), 10월 51대, 11월 128대, 12월 229대로 매달 2배 가까운 성장을 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G70 경쟁 모델의 판매량과 비교하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G70은 프리미엄 D세그먼트에 속한다. 경쟁 차량으로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렉서스 IS, 아우디 A4 등이 있다. 프리미엄 D세그먼트 시장에 속한 차량들은 쿠페나 고성능 라인업 등 가지치기 모델의 판매량까지 포함돼 단순 비교는 어렵다. 다만 가지치기 모델의 판매량이 일반 모델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참고가 가능하다.



G70이 속한 시장에서 가장 큰 볼륨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다. 제네시스 G70이 미국에 선을 보인 9월 이후 넉 달간 2만대 넘게 판매됐다. 그 뒤를 BMW의 3시리즈가 잇는다. 아우디 A4나 렉서스도 제법 많이 팔리고 있다. 그에 비해 제네시스 G70 판매량은 걸음마 수준이다.

현대차는 미국 언론들에게 잇따른 호평을 받고 있는 G70을 선봉장으로 미국서 판매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제네시스 판매량은 빠르게 오르지 않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에 진출한 지 3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물량 확보가 안된다는 점이다. 미국 제네시스 딜러들은 “G70 공급이 부족해 차를 팔 수 없다”며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꽤 있지만 계약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올해 초 BMW 3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면 G70은 아예 관심 밖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판매망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현대차 딜러들이 제네시스 독자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제네시스 전용 딜러망은 100여곳에 불과하다. 현대차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까지 제네시스 딜러망을 35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네시스는 북미시장에서의 극심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진을 타개할 가장 강력한 모델은 올해말 출시될 제네시스의 첫 SUV인 GV80의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