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지혜 기자
2019.01.03 13:44:1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청와대 관련 폭로성 주장을 계속해온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3일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연락한 뒤 잠적한 신 전 사무관이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대학 친구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라는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112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신고가 접수된 지 약 3시간 후인 오전 11시19분께 고파스에는 신 전 사무관의 아이디로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 글에서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된다. 충분히 제가 지적한 여전히 지속되는 행정 내부의 문제에 대한 근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제가 죽어서 조금 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 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전 사무관은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제가 폭로한 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박근혜 이명박 정부였다 하더라도 당연히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강요나 외압으로 죽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나는 ‘일베’(극우성향 커뮤니티)도 아니고 자한당(자유한국당)도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도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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