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정은 기자
2016.10.04 13:48:56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항공 성수기’인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을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다. 장사는 잘했는데, 마냥 기쁘기에는 어쩐지 찜찜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항공여객은 1년 전보다 20% 늘어난 986만명으로 1000만명에 육박했다. 월별 최대 실적이다. 특히 국제선 여객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승객은 43.6%를 차지했다.
저유가와 화물운송 회복, 여행 성수기 등 항공사 영업에 너무나도 유리한 환경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으로 대규모 부품을 제작사에 납품하고 있고, 아시아나는 두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을 론칭하며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고 있다.
장사가 잘되다보니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8년까지 항공기 53대를, 아시아나항공은 2025년까지 57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마냥 좋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주머니에 돈은 들어오는데 쌓이질 않기 때문이다. 빚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대한항공의 총 차입금은 15조5419억원, 부채비율은 1108%를 기록했다. 이 중 1년 내 갚아야 하는 돈은 5조61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재무상태를 개선하고자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이마저 실패로 끝났다. 또 지난달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빌려준 600억원은 산업은행이 선순위 채권자라서 다 돌려받을지 알 수 없다. 계속되는 한진해운 부실 여파로 부담해야 할 2차적 영향은 언제라도 생길수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비슷하다. 6월 기준 총 차입금은 4조874억원, 부채비율은 899%다. 이 중 1년 내 만기가 오는 것은 1조2000억원 가량인데, 현금성 자산은 2300억원에 불구하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073240)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도 계열사 지원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노사 갈등은 어떠한가. 아시아나항공은 일반 노조와 2014년 2015년 임금협상을 모두 타결하지 못한 상태로 2016년을 흘려보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회사의 탈세 의혹을 제기하며 이번달 또다시 공개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속이 썩어가는데 겉이 멀쩡할 리 만무하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지금은 외부보다는 집안 단속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