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늘어나는 술자리에…저도주·논알코올로 절주하며 '갓생'
by김범준 기자
2022.12.07 17:12:54
"생산적인 삶 살자"..MZ세대 ''갓+인생'' 생활양식
절주 수요 늘며 국내 논알코올 음료시장 ''쑥쑥''
無·非알코올 맥주 소비 늘며 프로틴 첨가 음료도
우리 술 막걸리·청주도 ''알코올 다이어트'' 인기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연말을 맞아 각종 송년회 등 많아지는 모임자리로 인해 평소보다 술자리 부담이 늘고 있다. 이에 MZ세대 사이에서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을 추구하는 이른바 ‘갓생(God+인생)살기’ 생활양식 확산과 함께 절주를 돕는 저도주와 논알코올(비알코올·무알코올) 음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논알코올 음료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원 수준에서 2025년까지 2000억원을 돌파하며 10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012년 13억원 수준에서 현재 10년 새 15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이 올 상반기 논알코올 맥주 음용 경험이 있는 전국 2030대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오픈서베이 결과 10명 중 7명(66.4%)은 월 1회 이상 논알코올 맥주를 마신다는 걸로도 나타났다.
| 비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네켄 0.0’(왼쪽)과 ‘칭따오 논알코올릭’ 제품. (사진=각 사) |
|
이처럼 젊은층을 중심으로 알코올 부담이 덜한 주류 수요도 빠르게 늘면서 관련 업계가 저도주 혹은 논알코올 음료 출시 및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하이네켄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 비(非)알코올(1% 미만) 맥주 ‘하이네켄 0.0’을 처음 선보인 후 최근 ‘논알코올로 치얼스’ 캠페인을 펼쳤다. 논알코올 맥주로도 함께 건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술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칭따오 역시 일반 맥주처럼 맥아를 풍성하게 사용해 깊은 맛을 낸 비알코올 맥주 ‘칭따오 논알코올릭’이 출시 이래 빠른 판매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330㎖ 캔과 병 제품에 이어 용량을 키운 500㎖ 캔 제품도 출시했다.
알코올만 없앤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프로틴(단백질) 등 영양 성분을 보충한 논알코올 음료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대만 식품 브랜드 쥬디앤씨 ‘비룰(Berule)’은 지난 5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맥주맛 프로틴 음료다. 지방과 유당을 분리한 분리유청단백질(WPI)을 함유하고 있으며, 알코올 함량 0.00% 무알코올에 맥주향을 첨가한 저당·저칼로리 음료다.
| 일화 ‘발왕산막걸리제로’, 지평주조 ‘지평 이랑이랑’, 롯데칠성음료 ‘별빛 청하 스파클링’. (사진=각 사) |
|
대표적 우리 술로 꼽히는 막걸리와 청주도 알코올 함량을 낮추거나 과감히 줄인 비알코올 제품으로 속속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동참하고 있다.
일화는 최근 국내 첫 비알코올 막걸리 탄산음료 ‘발왕산막걸리제로’를 선보였다. 강원 평창군 특산물인 ‘발왕산막걸리’를 알코올 함량 1% 미만으로 확 줄여 술이 약한 소비자들도 부드럽고 톡 쏘는 청량감의 막걸리 맛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프락토올리고당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 유산균분말 및 배양건조물을 활용해 약 100억마리 상당의 유익균을 함유했다.
지평주조의 ‘지평 이랑이랑’은 일반 막걸리보다 탄산을 강화해 입안에서 느껴지는 청량감을 극대화한 스파클링 막걸리이다. 알코올 함량 5도의 저도주로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며, 레몬 농축액과 허브류의 상큼한 산미에 자일리톨을 더해 깔끔하고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제품 패키지는 마치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병으로 디자인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새롭게 출시한 ‘별빛 청하 스파클링’은 기존 청주류 청하에 화이트 와인과 탄산을 블렌딩한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도 기존 청하의 13도 절반 수준인 7도로 낮췄다.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라벨과 와인병을 닮은 패키지는 고급스러운 연말 파티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연시 시즌뿐 아니라 평소 삶과 건강 관리를 위한 절제하는 음주 문화도 형성해 가면서 저도주와 논알코올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주류사들이 알코올 함량을 낮추면서도 술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거나 프락토올리고당과 프로틴 등 원료를 가미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