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웅의 가치 스타트UP]구성원 모두가 스타 ‘아이스크리에이티브’
by노재웅 기자
2021.07.12 14:08:43
크리에이터에만 의존하는 매니지먼트사 개념 탈피
직원 모두가 크리에이터 정신으로 신사업 기획
커머스 시작으로 애니·도서·음원 등 무한 확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을 올립(UP)니다. 노재웅 기자가 스타트업과 같이(가치) 합니다. 이곳에서 함께 기업과 자신의 가치를 올리실 분 계신가요?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만약 이사배님이 회사에서 나가면 저희는 뭐 먹고 살아요? 회사 망하는 것 아니에요?”
‘이사배’ ‘윤짜미’ ‘한별’ ‘다영’ 등 뷰티계의 인기 유튜버들이 모여 있는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스타트업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이곳에 커머스 사업 구축을 위해 지난 5월 새롭게 합류한 이진희(38) CSO(전략총괄이사)가 면접 당시 대표에게 건넨 질문이라고 한다.
이진희 CSO “정말 궁금했어요. 인플루언서 중심의 기획사 개념인 MCN 기업인데, 스타 의존도가 너무 높을 경우 존속 여부에 따라 회사의 흥망이 좌우될까 봐서였죠. 그런데 김은하 대표님을 만나뵙고 회사의 비전을 들으면서 제 생각이 기우였음을 알게 됐어요.”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김 대표는 2017년 8월 창업 이후 4년 만에 100여 팀의 크리에이터를 보유한 매출 100억 원 기업으로 회사를 키웠지만, 지금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 성장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단순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던 기존 수익모델에서 벗어나고자 작년부터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고,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 이 CSO를 영입했다.
|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이진희(왼쪽) CSO, 이새봄 B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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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CSO “지금까지 회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은 광고였습니다. 회사의 미래성장성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는 1인 미디어 광고사업을 넘어 ‘휴먼 IP(지식재산권) 사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대표님과 형성했죠. 그 시작으로 우리가 가진 강력한 인플루언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커머스 사업에 제대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이 CSO는 2007년 CJ 경영연구소(현 미래경영연구원)로 입사해 CJ CGV, 소셜벤처 전문 투자사 SOQRI, 티몬 등에서 신사업 및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는 CJ올리브영에서 상품 글로벌 팀장으로 해외 진출과 글로벌 파트너십 개발, PB(자체브랜드) 수출 등을 책임졌다.
이 CSO는 아이스크리에이티브 합류 이후 지난해 9월에 열었던 자체 커머스 플랫폼 ‘커밋스토어’를 전면 개편했고, 크리에이터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커밋박스’를 기획해 연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진희 CSO “기존 커밋스토어는 상품 수도 적고 정체성이 모호했어요. 6월 리뉴얼 이후 매거진 형태로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올리고, 크리에이터 한명 한명과 공동기획한 커밋박스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했고, 그것이 점차 효과를 나타내고 있어 뿌듯합니다.”
커밋박스는 크리에이터가 평소 즐겨 사용하는 브랜드의 다양한 상품을 종합선물세트처럼 구성한 상품으로, 전체 가격을 시중가 대비 80%가량 할인 책정한 것이 특징이다. 소윤, 된다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커밋박스는 판매 개시 수분 만에 완판됐다.
이진희 CSO “해당 크리에이터와 팬(구독자) 사이에는 그동안 쌓여온 이야기와 공감대가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광고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의 영감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죠.”
오는 10월에는 아이스크리에이티브의 첫 번째 화장품 PB(자체브랜드) ‘하킷(hakit)’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CSO의 운영 총괄 아래 이새봄(31) BM(브랜드 매니저)이 해당 PB 기획 및 개발을 책임지고 진행 중이다.
수많은 인기 인플루언서가 소속된 아이스크리에이티브지만, 정작 포털에서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일반 직원으로 근무 중인 이새봄 BM의 이름이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로 화제의 인물이다.
이새봄 BM “개인적으로 브이로그 유튜브를 하고 있는데 방송국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와 ‘아무튼 출근’이라는 관찰예능에 출연하게 되면서 이름이 알려졌어요. 눈뜰 때부터 퇴근해서 잠들 때까지 직장인의 하루를 밀착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가 있었기에 출연이 가능했었죠.”
BM은 브랜드의 이름부터 콘셉트, 제품 성분 구성, 가격 설정, 구매 대상 타깃팅, 마케팅까지 연구원 및 담당자들과 화장품 탄생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이새봄 BM “BM으로서 아이스크리에이티브에 와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직원들의 아이디어 수렴에 한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안 된다는 피드백은 절대 없고, 방법을 찾기 위한 회의로 나아가요. 실무자 입장에선 정말 축복인 환경이죠.”
이진희 CSO “현재 아이스크리에이티브에는 저희처럼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와 커머스 상품을 만드는 직원들이 47명 근무 중인데요. 이들 모두 스타의 부속품 개념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직원 한명 한명이 소속 크리에이터들 못지않게 주인 의식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커머스뿐 아니라 앞으로 개척해야 할 영역이 너무 많아요. 라이브커머스, 캐릭터, 애니메이션, 도서, 음원, 예능 제작 등 소속 인플루언서의 전문분야와 접목한 IP 사업을 계속해서 무한 확장할 계획이거든요. BM은 물론 마케팅과 제작, 지원 등 다양한 파트에서 계속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이새봄 BM “기획·개발자 입장에서는 상품을 내놓고 잘 나가야 하는 고민이 항상 수반되기 마련인데, 저희는 훌륭한 휴먼 IP를 보유 중이기 때문에 매번 완판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제약 없는 환경 속에서 함께 도전할 분들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소속 미용만화 작가 ‘된다’의 원작 만화 IP를 재해석해 재탄생한 애니메이션 ‘된다! 뭐든!’. 아이스크리에이티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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