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마윈 "다음 生엔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by김대웅 기자
2017.07.11 13:42:30
알리바바 고위직 3분의1이 여성…"성공 원동력이 여성"
"여성은 타인 우선, 남성은 자신 우선"
"AI에 일자리 뺏길 우려도 남성이 더 커"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여성은 타인을 배려하는 면에서 남성을 크게 앞선다. 다시 태어난다면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중국 최대 부호로 꼽히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10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서 열린 `제2회 세계여성창업자회의`에서 알리바바가 지금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여성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현재 그룹 내 고위직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여성이고 일반 직원들 가운데서도 여성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공동 창업자 18명 중에서도 35%에 달하는 6명이 여성이기도 하다.
평소 여성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기로 유명한 마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수차례 여성을 치켜세우고 남성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쌓아온 빅데이터를 봐도 전세계적으로 여성이 구매를 선호하는 물건은 아동용품 가구 휴양 가정소비 등에 주로 집중돼 있는 반면, 남성은 음식배달 휴대폰 컴퓨터 차량 인터넷 게임 위주라는 것이다. 여성이 우선시하는 것은 가정과 타인이고 남성은 자기자신을 우선 고려한다고 마 회장은 해석했다. 그러면서 연설 도중 “다음 생(生)에 남자로 태어나고 싶은가, 여자로 태어나고 싶은가”라고 물은 뒤 “나는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스스로 답했다. 마 회장은 “다음 생에 여자로 태어나면 두 아이를 낳고 싶고 대기업이 아닌 작고 괜찮은 회사를 2개 정도 세우고 싶다”며 “남자는 기업을 점점 크게 만들지만 여자는 기업을 점점 좋게 만든다”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여성의 능력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 회장은 “AI가 인류의 일을 대체한다면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걱정된다”며 “남성은 이성적인 일에 뛰어난데 기계는 이성적인 일을 더욱 완벽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의 기계가 보모를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머니의 자리는 영원히 대체할 수 없다”며 “애정지수가 높은 여성의 특성이 체험과 서비스를 연구하는 시대에 점점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