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장·차관 교체로 2년차 국정동력 강화…이동관 지명은 보류

by박태진 기자
2023.06.29 16:31:48

장관 인선시 인사청문회 등 걸림돌에 고육지책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역도’ 장미란 문체차관 발탁
장관급 권익위원장엔 김홍일…산업장관 교체 보류된 듯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장·차관 교체로 집권 2년차 국정동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통상 장관 인사를 통해 개각을 단행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인사청문회 등 걸림돌로 인한 업무 공백의 우려로 차관을 먼저 임명해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고육지책을 택한 셈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통일부 장관을 포함한 장관급과 차관 인사 개편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신임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하고,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에 고검장 출신인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를 임명하는 내용의 장·차관 인선 등 부분 개각 결과를 발표했다.

김 비서실장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실 통일비서관, 외교부 인권대사를 역임한 국제 정치·통일 정책 분야 전문가”라며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어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또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으로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는 역도 국가대표 출신인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깜짝 발탁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선 배경에 대해 “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철한 자기관리가 있었겠느냐”며 “대학교수와 장미란재단을 통한 후학 양성도 하며 현장과 이론을 다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현 기재부 예산실장이 발탁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는 조성경 현 대통령실 과기비서관,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주베트남 대사, 통일부 차관에는 외교부 출신인 문승현 주태국대사가 각각 임명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엔 한훈 통계청장, 환경부 차관엔 임상준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 고용노동부 차관엔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임명됐다. 국토교통부 1차관과 2차관으로는 각각 김오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해양수산부 차관은 박성훈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오기웅 중기부 기획조정실장,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가 맡게 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대통령실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전면 배치되면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국정에 더욱 강하게 반영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국토·해양·환경·과기부 차관으로 내정된 대통령실 비서관들과 만나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해 나가면서 약탈적인 이권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한편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방송통신위원장 발표는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방통위원장 인선에 대해선 “인사라는 것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고 어차피 비어 있으니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초 유력하게 검토됐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교체는 윤 대통령 지시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