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재반격…與전대, 선거 판도 흔들릴까

by김기덕 기자
2023.02.10 14:42:57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모두 진출
친윤계 현역인 박성중·이만희·이용 탈락
친윤 vs 친이준석계 전선…토론회 등 변수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에 이준석계로 꼽히는 인물들이 모두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최종 후보에 포함되면서 당심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선거운동 기간에 민생 이슈와 정책 선점, 후보 간 선택적 연대 움직임, 수도권 2040 표심 등에 따라 마지막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분야 전문가들은 당원투표 100% 치러지는 첫 선거인 만큼 당심과 민심의 충돌, 2040 젊은 보수층의 선택, 친윤 견제 세력의 결집과 조직력을 앞세운 친윤계의 지원 사격 등을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는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3·8 본경선에 진출하는 당 대표 후보 4명, 일반 최고위원 후보 8명, 청년 최고위원 후보 4명을 발표했다. 이들 중 최종 본경선을 통해 당대표 1명, 일반 최고위원 4명, 청년 최고위원 1명이 가려진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본경선에 진출한 (왼쪽부터 가나다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가 10일 발표됐다. 본경선에 진출하는 최고위원 후보들. 윗줄 왼쪽부터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가나다순). (사진=국민의힘 제공)
당대표 본경선 진출자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 본 경선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가, 1명을 뽑는 청년 최고위원 본 경선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각각 이름을 올랐다.

이번 결과를 두고 친윤계와 이준석계로 불리는 비윤 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1차 자격심사를 통과해 예비경선에 진출했던 친윤계 현역 의원인 박성중·이만희·이용 등은 모두 탈락했다. 반면 친이준석계로 불리는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 등은 모두 본경선에 진출했다. 당대표에 천 후보, 일반 최고위원에 허·김 후보, 청년 최고위원에 이 후보가 각각 진출해 표 결집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 본경선은 여성 1명을 포함해 총 4명을 선출하는데, 1인 2표제가 적용된다.

여당 내 초선 의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1차 자격심사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이준석 4인방이 모두 살아남은 반면 친윤계는 내부 교통정리를 못한 탓에 후보 간 난립으로 표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친윤과 비윤의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강력한 힘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친윤계에 대한 견제로 현재 10% 중반대 가량 당원들의 지지기반을 확보한 이준석계가 20% 이상으로 치고 올라올 경우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당대표 선거의 경우 김기현, 안철수 후보의 양강체제 속 가장 늦게 출마선언을 한 천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3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며 선전하고 있다. 또 최고위원 후보를 보면 김병민, 김재원, 조수진, 태영호 후보 등은 모두 친윤계로 분류돼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조수진, 김재원 후보를 비롯해 본경선에 진출한 정미경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지만, 이준석 중징계 사태 당시 최고위원 사퇴를 해 이에 따른 책임론이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청년 최고위원 본경선 진출자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선정됐다. 이 중 장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당시 청년본부장을 맡았으며, 현재 윤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꼽히는 인물이다. 친이준석계로는 이기인 후보가 꼽혀 앞으로 치열한 선거전을 치루게 됐다.

앞으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전국 각지를 돌며 총 7차례 합동연설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당 대표 후보들은 4차례,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 최고위원들은 한차례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슈를 선점해 끌고 갈지에 따라 당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전대에 출마하는 한 후보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현 정부 집권 이후 처음 치러지는 집권여당의 전당대회인 만큼 분열과 대결의 구도가 아닌 통합과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며 “당원들이 현 여소야대 국면에서 반드시 차기 총선을 이겨 정권 교체를 완성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가 10일 발표됐다. 본경선에 진출하는 청년최고위원 후보들. 왼쪽부터 김가람, 김정식, 이기인, 장예찬 후보(가나다순).(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