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뇌전증 병역비리’ 배구선수 조재성 등 47명 기소
by황병서 기자
2023.02.09 13:01:10
운동선수·영화배우·의대생 등 42명…공범 5명도
브로커 300만∼6000만원씩 총 6억3000만원 챙겨
검찰 “사회복무요원 병역면탈 의혹도 수사 중”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병역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허위 뇌전증(간질) 증상’을 꾸며 병역을 회피한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8)씨 등 47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프로스포츠 선수와 배우 등 병역면탈자 42명과 이들을 도운 가족·지인 5명 등 총 47명을 병역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검찰과 병무청 조사에서 모두 범행을 자백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 등 병역면탈자 42명은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브로커 구모씨와 공모해 병역 컨설팅 명목으로 300만원에서 6000만원을 지급하고 범행 시나리오 등을 받은 후,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꾸며 허위 진단서 등을 발급받아 병역을 감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병역면탈자 중에는 운동선수 8명, 영화배우 1명, 의대생 1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 구 씨가 이들로부터 컨설팅 명목으로 받아 챙긴 수수료는 6억3425만원에 달한다.
함께 기소된 가족과 지인 등 5명은 브로커와 직접 계약하고 대가를 지급하거나, 119신고 과정에서 목격자 행세를 하는 등 병역면탈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기소된 병역면탈자들은 구씨로부터 각자 상황에 따라 뇌전증 환자 및 목격자 행세 관련 맞춤형 시나리오를 받고, 시나리오 예행연습뿐만 아니라 119 허위신고를 통해 구급차까지 동원하는 등 치밀한 준비 과정을 통해 의료기관과 병무청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병역면탈자들은 △병역처분(판정) 전 최초 병역판정검사 △병역처분 후 입영판정 검사 △재병역판정 검사 △병역처분변경 절차 등에서 뇌전증 환자로 행세했다.
검찰 관계자는 “또 다른 브로커 김모씨와 의뢰인들은 물론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의 병역면탈 의혹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